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이 2018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로 한국(51위)보다 뒤처져 있다.
이날 러시아와의 경기는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후 처음 치르는 평가전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신태용호가 그간 불거진 경기력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태용 감독은 앞서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과 10차전에서 '골 결정력'과 '선수 활용' 등의 문제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경질된 6월 새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 감독에게 '시간이 부족했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았다.
이에 2002년 한국의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부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히딩크 전 감독을 사령탑으로 모셔 달라'는 청원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신태용 감독은 "본선 진출이 목표였기 때문에 섣불리 나설 수 없었고 선수들이 위축돼 있었다"며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만큼 앞으로는 '공격 축구'를 펼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현재 축협은 기술위원회 회의를 거쳐 '한국 축구를 위해 힘쓰겠다'는 히딩크 전 감독의 뜻을 헤아리기로 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전 감독에게 '확실한 포지션'을 줄 것"이라며 "히딩크 전 감독의 동의를 얻어 구체적으로 원하는 역할을 묻고 향후 계획을 자세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러시아와의 평가전도 히딩크 전 감독의 공이 컸다고 전해졌다. 히딩크 감독은 앞서 러시아의 대표팀 수장, 러시아 축구 구단 감독을 거쳤다. 7일 한국과 러시아의 평가전에 히딩크 전 감독도 방문하기로 하면서 한국 측과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표팀은 러시아전이 끝나면 8일 스위스로 이동해 10일 오후 10시30분 빌-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모로코(FIFA 랭킹 56위)와 평가전을 갖고 귀국한다.
대표팀은 이번 경기를 대비해 23명 전원을 해외파 선수로만 채웠다. 유럽 원정이기에 실정을 잘 아는 '유럽파' 등이 주축이다. K리그 클래식의 치열한 순위 싸움도 배려했다.
이에 '인력난'도 예상된다. 선수들의 포지션이 많이 겹쳐 왼쪽 풀백 등 일부 포지션은 선수가 부족한 상황. 신태용 감독은 '변칙 포메이션'을 예고했다.
신태용 감독이 꺼낸 카드는 바로 '스리백(3-back) 전술'이다. 대표팀은 러시아전 대비로 첫 전술훈련에서 '3-4-3 전술'과 '3-4-1-2 전술'을 연마했다.
'3-4-3 전술조'에는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중심으로 좌우 날개에 권창훈(디종)과 손흥민(토트넘), 좌우 윙백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배치된다. 중앙 미드필더는 정우영(충칭 리판)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나서며 스리백은 권경원(톈진 취안젠)-장현수(FC도쿄)-김주영(허베이화샤)이 받친다.
'3-4-1-2 전술조'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황일수(옌볜)가 투톱, 김보경(가시와 레이솔)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다. 좌우 윙백에는 오재석(감바 오사카)과 임창우(알와흐다)가 배치되며 중앙 미드필더는 박종우(알자지라), 남태희(알두하일)가, 스리백은 송주훈(니가타), 기성용(스완지시티), 김기희(상하이 선화)로 구축된다.
특히 부상에서 돌아온 '캡틴' 기성용이 스리백이 눈길을 끈다.
신태용 감독은 5~6일 훈련에서 베스트 11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역대 전적 1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로 비겼고, 2013년 11월 평가전에서는 1-2로 패했다.
한편 한국과 러시아의 평가전은 SBS, 네이버 스포츠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