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이른바 ‘어금니아빠’가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시신 유기에 가담한 딸의 수상한 행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여중생 딸의 친구인 A 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 영월의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어금니 아빠’ 이 모 씨가 구속된 가운데 시신 유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딸 이 양이 9일 의식을 되찾으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이 양은 5일 이 씨와 함께 검거될 당시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이 때문에 정상적인 조사를 받을 수 없었다.
앞서 이 양이 1일 오후 피해자 A 양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 가방을 아버지와 함께 차 트렁크에 싣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이 공개된 바 있다.
이 양이 아버지 이 씨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가운데 사건 당일 이 양의 수상한 행적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 양이 사건 발생 전 초등학교 동창 여러 명에게 “함께 놀자”라고 제안하는가 하면 A 양을 집으로 부른 뒤 정작 자신은 밖에서 다른 친구들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양은 지난달 29일 A 양을 비롯한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내일(30일) 할머니 집에 가서 놀자”라고 제안했고 이를 유일하게 수락한 A 양은 30일 이 양의 집으로 함께 들어갔다.
하지만 이 양은 이날 A 양이 자신의 집에 온 지 1시간 30분가량이 지난 뒤 혼자 집에서 나와 같은 반 친구들을 만났다. 앞서 A 양과 연락 후 친구들에게 연락해 “만나서 놀자”라고 다른 약속을 잡은 것이다.
이 양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친구들을 만나 놀다 오후 8시가 넘어 친구들과 헤어졌다. 결국 이 씨와 A 양은 이 씨의 집에서 단둘이 6시간가량 함께 있었던 셈이다.
이 양은 A 양을 집으로 초대한 29일과 전날 28일까지 이틀 동안 감기를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의식을 회복 중인 이 양은 “피곤하다” “쉬고 싶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