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명 해외여행 간 추석 연휴…내수 진작 효과 ‘기대 이하’

입력 2017-10-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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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지 적자 기록 또 갈아치울 듯…제조업 조업일수 줄어 전 산업생산·수출 등 경제 부담 가중

10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내수진작 효과보다 경제 부담만 키웠다는 분석이다. 기업의 생산활동 중단과 수출기업의 조업일수 감소는 물론 200만 명이 넘는 해외 여행객으로 여행수지 적자를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정부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총 204만1598명이 입·출국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추석연휴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올 추석연휴 104만3666명이 해외로 빠져나갔고, 99만 명이 입국한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여행객이 2000만 명을 넘은 상황에 올해는 3000만 명을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역대 최장 연휴로 국내 보다는 해외로 나간 여행객이 늘어 기대했던 내수 진작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한국은행이 공개한 가계소비지출 통계를 보면,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국내 거주자가 소비한 해외금액은 30조2867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사상 처음 15조 원대를 넘어선 이후 올 상반기에는 전년보다 10%가량 급증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령에 따른 ‘유커 특수’도 사라지면서 여행수지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 8월 여행수지는 전월 17억9000만 달러보다 감소한 14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속에 여름휴가철 해외출국자 증가가 한몫하면서 여행지급이 높아진 탓이다. 이에 더해 최장 열흘에 달하는 역대급 추석 연휴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휴일이 길어진 만큼, 감소한 제조업 조업일수로 인한 전체 산업생산 및 수출 급감도 우려할 부분이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은 두 달 연속 0%대다. 소매판매 증가율도 7월 0.1%에서 8월 1.0%로 하락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추세다.

수출 전선도 불안 모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예고,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휴일 증가에 따른 내수진작 효과 여부에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 소비를 따졌을 경우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인의 소득 여부에 따라 평상시와 휴일 동안의 소비를 조절한다는 주장에서다. 증가한 휴일 동안의 소비만큼, 다른 기간의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박상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연휴가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공휴일 증가로 인한 여행 이외의 다른 소비지출도 포함돼 있지 않고, 또한 경영계에서 주장하는 조업일수 손실에 따른 생산성의 감소도 고려되지 않았다”며 “향후 실증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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