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자가 늘고 있지만 추가 감염자를 확인하고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아 추가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건만남'으로 성관계를 맺은 10대 여성에게 에이즈를 옮긴 성매수자 추적에 실패하는 등 감염 관리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성일종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에이즈 발생 현황’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는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는 2000년 310만명에서 2014년 200만명으로 35% 감소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6년 1062명으로 2005년(1018명)보다 4.32% 증가했다. 2000년(219명)과 비교하면 26%나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10~20대 남성 에이즈 신규 감염자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10대의 경우 2006년 10명에서 2016년 36명으로 늘었고, 20대는 이 기간 158명에서 360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별 감염자 비율로도 10대의 경우 2000년 0.7%에서 2016년 3.3%로 늘었고, 20대도 22.3%에서 33.8%로 증가했다.
에이즈 감염 잠복기가 10년인 것을 감안하면, 10대 때 감염돼 20대에 확인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사실상 10대 감염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 의원은 지적했다.
성 의원은 “에이즈 감염의 경우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에이즈예방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인 및 감염이 의심되는 충분한 사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후천성면역결핍증에 관한 검진이나 전파 경로의 파악 등을 위한 역학조사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역학조사에 나서야 하지만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 의원은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없는 만큼 에이즈 등 추가 감염자를 막기 위한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