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간 장기화 '피고인 이익 침해' 우려, 심리 속도전…최순실 구속만료 전 선고 가능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 조사에 비협조하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도 불출석한 점 등을 내세워 추가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롯데와 SK 관련 혐의는 공소장에 이미 기재돼 있고 사실상 심리를 마친 상태”라며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법원의 판단으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은 기본 2개월에 추가로 2개월씩 2차례 연장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구속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면 이론적으로 내년 4월 16일까지 구속 상태로 재판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 기간이 길어지면 '피고인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가 있어 집중 심리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주 4차례씩 공판을 여는 강행군을 이어갈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 연장으로 선고기일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범들의 구속기한 만료기한을 통해 선고기일을 전망하고 있다. 최순실씨 구속기한 만료가 다음달 19일 밤 12시로 예정돼 있어, 이날 직전에 선고기일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최씨가 석방될 경우 따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10일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듣기 전 "앞으로 신문 해야 할 증인이 300명 정도 남았다"고 밝힌 바 있어, 쉽게 예단하기에는 이르다. 이들을 모두 신문할 경우 사실상 11월 중순 선고는 불가능하다.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 변론, 피고인의 최후 진술이 있는 결심공판 약 2주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걸 감안하면 다음달 초까지는 모든 심리가 마쳐져야 하기때문이다.
한편 구속기간 연장으로 박 전 대통령 측이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여러 차례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이미 모든 증거가 수집돼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해온 만큼, 같은 논리를 들어 보석을 주장할 수 있다.
다만 이미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한 재판부가 보석 청구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청구가 기각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항고해서 고등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