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009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되고 나서, 8년 만에 자유한국당의 고발을 계기로 다시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6일 자유한국당이 노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 등 5명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주임 검사는 박 부장검사가 맡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태 의원은 "세월호 (보고서 조작 의혹) 얘기가 나오는데 조사하고 추가 기소하라. 그러면 '노무현의 640만 달러'도 해야 한다"며 "아들과 딸에게 미국 집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외교행낭편에 현금을 담아 갖다줬다는 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억짜리 피아제 시계 2개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줬고 그것을 논두렁에 버렸다는 말을 돌아가신 분(노 전 대통령)이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노정연 씨가 본인 명의로 220만 달러 고급주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현금 13억 원을 1만원권 7박스로 경연희씨와 거래하는 과정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다"며 "특경법상 국외재산도피는 5년 이상 징역형 사안인데 검찰은 단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이게 국민의 위임을 받은 국감장인지, 태극기집회 나가서 자기 지지자들에게 하는 말인지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13일 2009년 검찰의 박연차 회장 정·관계 로비 사건 수사 당시 밝혀진 노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사건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및 형법상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딸 노정연·조카사위 연철호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 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