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회생법원 개원과 함께 설립된 '뉴스타트(New-Start) 상담센터' 하루 평균 방문자가 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타트 상담센터는 정보가 필요한 채무자·채권자 등이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센터다.
1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부터 8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뉴스타트 상담센터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2명이다. 같은 기간 하루 10~20명씩, 총 1517명이 센터를 찾았다.
설문에 응한 상담자 1152명 가운데 '개인파산' 상담을 위해 찾은 방문객이 46%(525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회생' 상담이 45%(524명)로 그 뒤를 이었다. 개인 회생·파산 상담만 합쳐도 91%에 이른다. 기업보다 개인 채무자들이 상대적으로 로펌 등 법률서비스 접근성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밖에 △기타 채무조정 4%(46명) △상속재산파산 3%(36명) △워크아웃 2%(21명) 순이다.
실제 변호사와 법무사 등을 찾아 상담을 해 본 사람은 응답자 1363명 가운데 절반도 안 됐다.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해본 사람은 42%(574명), 유선·인터넷 상담 경험이 있는 상담자는 4%(59명)로 46%(673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730명은 상담 경험이 없었다.
연 소득 수준을 묻는 질문에 답한 상담자 940명 가운데 '소득 없음'이 30%(283명)에 이르렀다. △2000만 원 이하 29%(274명) △3000만 원 이하 18%(165명) △1000만 원 이하 16%(147명) △3000만 원 초과 8%(71명)가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최저연봉(1일 8시간, 1주 40시간 근로) 1600여만 원도 벌지 못하는 사람이 30%를 훌쩍 넘는 것이다.
주거형태로는 △월세 46%(463명) △지인·친척집 무상 거주 31%(306명) △자가 12%(123명) △전세 10%(104명) 순이었다. 응답자는 996명이다. 법원 관계자는 "채무자 지표를 볼 때 상담센터가 제공하는 무료 상담이 취약계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미한 이용률에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서울회생법원 한 달 평균 개인회생 신청 사건 수는 1289건, 개인파산 신청 사건 수는 866건이다. 한 달 동안 센터를 방문한 상담자 200~300여명이 모두 회생·파산 절차를 이용했다고 가정해도 전체의 10% 내외에 불과하다. 법원은 현재 센터를 이용한 신청자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
김준하 금융소비자네트워크 사무국장은 "1회성 상담에 그치지 않고 필요하면 회생·파산 신청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어려운 채무자가 신속하게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와 연계하고 대한변호사협회 등 여러 통로를 통해 홍보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법원 관계자는 "현재 1명인 상담위원을 내년부터 2~3명으로 늘리고 위원에게 보수를 지급해서 상담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뉴스타트 상담센터 관련 예산이 1억여 원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