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한은, 금리인상 ‘깜빡이’ 켰다

입력 2017-10-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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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위원 인상 주장 '6년1개월만 인상소수의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19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GDP 성장률을 3.0%로 높였고 물가상승률은 목표수준에 부합하는 2%로 예상한다"며 “이렇게 보면 금융완화 정도를 줄일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은이 모니터링한 결과 9월 들어 IT투자 확대에 힘입어 설비투자 증가했고 소비도 확대했다고 판단했다”며 “종합적으로 보면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북핵 등 대내외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이런 성장과 물가흐름이 계속 기조적일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좀 더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 1.25%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한 뒤 16개월 연속 동결이다. 다만 이일형 금통위원이 인상을 주장해 소수의견을 냈다. 인상 관련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2011년 9월 당시 김대식 위원과 최도성 위원이 인상을 주장한 이래 6년1개월만이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연초보다 경제 회복세 많이 개선됐다 판단하나? 향후 물가전망 고려할때 금리인상 조건 판단하는지?

"올해 성장률 3.0%로 높였고, 물가상승률은 목표수준에 부합하는 2%로 예상한다. 이렇게 보면 수개월 전 얘기했듯 금융완화 정도를 줄일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내외 리스크도 상존해서 이같은 성장과 물가흐름이 계속 기조적일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좀 더 필요하다. "

△ 금리 인상 기대 때문에 여러 시장금리들이 움직인 상태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궁금하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처럼 장기금리 수준을 목표로 정하고 통화정책하는지, 아니면 단기지표에 더 신경써야하는지?

"사실상 미국 연준의 경우 장기금리수준에 어떤 목표 정해놓고 통화정책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와 다른 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원들이 각자 정책금리를 전망하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위원들이 보는 전망치는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보면 연준도 통화정책을 그때그때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서 고려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장기적인 정책금리 목표를 정하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보단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

△ 지난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경제동향에서는 내수의 견고한 회복세가 안 보인다 평가했다. 반면 통화정책향방에서는 소비가 완만히 확대된다고 하면서 지난 8월에 말했던 회복에서 강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은의 내수에 대한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재부가 지난주 그린북에서 내수가 견조한 회복세 보이지 않는다 평한 건 주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근거해 판단한 것이다. 실제 8월 보면 기상여건 악화나 높았던 설비투자가 조정기를 거쳤다. 그런 상황에서는 내수 회복세가 견고 못하다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은이 이번 전망 앞두고 조사국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9월 들어 IT투자 확대에 힘입어 설비투자 증가했다. 추석연휴 있었긴 하지만 소비가 확대했다고 판단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 앞으로 한은 금리가 오르면 금리인상에 따른 원화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외인자금 급격 유입 가능성 거론되는데.

"미국도 현재 시장예상대로라면 12월 중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같이 감안해서 내외금리차를 생각해야한다.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것은 내외금리차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게 아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사정이나 각국의 물가와 경기상황, 통화정책 변화, 이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 12월 미국 금리인상 앞두고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 할 수 있다고 보고 시장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시장금리는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외에도 경기, 물가전망, 내외금리차, 시장에서의 자금수급 사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 금리가 올랐지만 이를 분석해보면 북한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해있고 9월 하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 선물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함에 따라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또 미국을 포함한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경계감이 부각된 점도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 사드 배치 관련해 중국 경제보복 영향으로 경제가 악화할 여지 보이나.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중 관계 향방을 우리가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금년 중 사드갈등에 따른 경제 영향이 예상보다는 상당히 컸다고 본다. 내년부터는 하반기 갈수록 기저효과 있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 국고채, 통화채 등 단기물의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한 번 이상 금리인상을 하는 것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단기물 금리 움직임이 한은의 현재 통화정책과 부합한다고 보나. ‘

"시장금리는 국내 통화정책 기대도 있겠지만 여러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물론 최근 시장금리 움직임에는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일부 반영됐다고 파악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금리가 한국은행의 통화저액 기조와 부합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 최근 외국인 증권자금이 2달 연속 순유출됐다. 채권자금의 이탈폭도 커지는 양상이다. 순유출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나.

"8월 이후 북한 리스크가 증대하면서 외국인 증권자금이 상당규모 유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는 주식자금이 큰 폭으로 유입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자금도 9월 중에는 일부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있었지만 10월 들어서는 대부분 다시 재투자 되는 등 유출세 크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북한 리스크가 영향 끼쳤듯 이애 대한 경계감 남아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북한 리스크 전개 상황에 유의해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주의깊게 지켜보겠다.

△ 현재 고용시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보나.

"노동시장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사황이다. 반면 서비스업은 외국인 관광객이 감수하면서 부진하다. 건설 취업자도 기상여건 영향 받아 변동폭이 크다. 제조업 부분의 고용증대가 서비스업이나 건설 부분 부진을 상쇄시킬 정도로 고용창출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고용의 질적 개선은 좀 더 역점을 둬야 될 상황이다. 하지만 수출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정부가 일자리 정책 적극적 펼 계획이다. 이런 점 고려하면 향후 고용사정은 개선세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8월 생산지수 지표 보면 굉장히 부진하다. 4분기 넘어가 회복 가능성 높다고 보나.

"8월 달에는 설비투자나 기상여건 등 영향으로 내수 조금 주춤한 걸로 보이지만 9월 이후 모니터링해본 결과를 토대로하면 회복세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한다."

△ 8.2대책으로 부동산 건설 침체가 우려된다. 2분기 0% 성장이 건설업 부진 영향이라고 한은도 발표했다. 이것이 성장률 전망에 얼마나 영향 끼친다고 보나.

"올해 건설경기가 상당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내년에는 기저효과에 따라 건설경기가 낮아진 것으로 보이곘지만, 큰 침체나 그런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 한중 통화스와프 재연장 문제를 10일 합의했고 현재 기술검토 문제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합의나 협의 과정에서 기술적 검토 안 된 건가. 3일 걸린다고 햇는데 어떤 기술적 검토가 필요한 건지.

"그야말로 기술적 부분에 대한 검토다. 원칙은 합의됐고 발표까지 미세한 부분에 대한 협의다. 전체 통화스와 재연장 틀에서 보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 통화정책 방향 보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했는데 기존과 달리 '등도'라는 표현을 썼다. 이미 두 문제가 한은이 바라보는 위협변수에서 줄었음을 시사하나.

"가계부채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관심도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 다 동일하다."

△ 금리인상이 한 번 나타나면 몇 차례씩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보인다. 통화완화 기조를 축소할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는데 긴축적인 중립금리로까지 기준금리 인상도 염두에 두고 있나.

"여러가지 경기와 물가의 흐름의 완화 정도를 검토, 여건이 성숙돼가고 있다고 보인다. 그렇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경기나 물가 부분이 지속적이냐 기조적이냐는 판단을 하기 위해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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