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열린 법원 국감에서 "추 전 총장 영장 기각에 대해 사람들은 수긍할 수 없다"며 "영장 기각 기준이 국민에게 설득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추 전 총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예산 지원 사실을 몰랐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은 "(어버이연합에 돈을 준 사실을 자백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그걸 부인하는 추 전 총장은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어서 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국민입장에서 영장 발부가 정당하다고 생각하겠냐"고 반문했다.
추 전 총장과 함께 영장이 기각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게 여당 시각이다. 백 의원은 "추 국장은 국정원의 정치화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국정원장의 핵심인물"이라며 "국정원에서 더 작은 역할을 한 사람은 발부되고 더한 사람은 안 되면 수긍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 역시 영장 발부 기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추 전 총장은 국정원 및 재벌기업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아서 매 시위마다 관제데모 시위를 한 분"이라며 "이 정도 사람이면 영장을 발부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최완주 서울고등법원장은 "(영장발부 기준의) 모호성과 불명확성에 대해 비판이 있다고 잘 알고 있다"라며 "객관성ㆍ명확성을 높여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새벽 국가정보원법상 정치관여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청구된 추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범죄 혐의는 소명되나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추 전 총장은 2009년부터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