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112회 주식처분과 결별’..막 내린 대웅 후계자 경쟁

입력 2017-10-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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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훈 前 대웅제약 부회장, 지주사 주식 9.7% 전량 처분..최대주주 등 지분율 하락ㆍ윤재승 회장 지배력 강화, 후계경쟁 종지부

대웅제약 창업주의 차남 윤재훈 전 부회장이 지주사 대웅의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하며 회사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경영권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난 이후 지난 2년 동안 1번의 시간외매매와 함께 무려 111차례 장내에서 주식을 처분하는 이례적인 방법으로 10%에 육박하는 주식을 모두 팔았다. 대웅은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윤재승 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견고해지면서 후계자 경쟁은 막을 내렸다는 평가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재훈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과 16일 각각 주식 45만3857주, 10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처분단가는 각각 1만5664원, 1만5704원으로 처분금액은 총 86억7946만원이다. 이로써 윤 전 부회장은 보유 주식을 1주도 남기지 않고 전량 처분했다.

윤 전 부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회사 경영을 맡으며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당초 대웅제약의 경영권 승계구도는 윤 전 부회장과 3남 윤재승 회장이 경합을 벌이는 구도를 보였다. 검사 출신인 윤 회장은 1997년부터 12년간 대웅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2009년 윤 전 부회장에게 대웅제약 대표이사직을 넘겨줬다. 3년 후인 2012년 다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윤재훈 전 부회장은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윤재승 회장은 2014년 9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2세 경영의 출범을 알렸다.

▲대웅제약 창업주 4남매의 지주사 지분율 변동 현황(단위: %, 자료: 금융감독원)

이때만해도 윤재훈 전 부회장은 대웅의 주식을 9.70% 보유하고 있어 후계자 경쟁은 끝이 아니라는 시선이 많았다. 윤 전 부회장은 2012년 4월 지분율을 9.70%까지 끌어올린 이후 3년여 동안 지분율 변동은 없었다. 윤재승 회장의 지분율(11.61%)과의 격차가 2%포인트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윤 전 부회장은 2015년 8월10일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1031주231주(2031만원 규모)를 장내에서 매도한 이후 주식 처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윤 전 부회장은 대부분 장내에서 주식을 처분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윤 전 부회장은 지분 변동 내역을 보면, 지난 2015년 21번의 장내매도를 통해 총 6만1306주를 38억6489만원에 팔았다.

지난해에는 1월5일부터 7월11일까지 약 6개월동안 장내매도 74회, 시간외매매 1회를 통해 73만1563주를 458억2748만원에 처분하며 지분율이 2.91%로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1주에 평균 약 3차례 가량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해 7월 이후 한동안 뜸했던 윤 전 부회장의 주식 처분은 지난 4월 주식 분할 이후 다시 본격화했다. 지난 5월31일 4만주 장내매도를 시작으로 약 5개월 동안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았다. 지난 11일에는 71억원어치의 주식을 장내에서 팔았다. 윤 전 부회장은 주식 매도 기간에 총 7번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윤 전 부회장이 2015년 8월 주식 처분을 시작한 이후 2년 2개월 동안 총 111회 장내매도, 1회 시간외매도, 7회 주식 매수 등을 통해 보유 주식 9.70%를 모두 처분했다. 매각 대금은 759억원규모다.

기업의 오너 일가가 장내에서 약 10% 규모의 주식을 파는 것은 극히 보기 힘든 풍경이다. 회사나 최대주주에 주식을 넘기지 않고 시장에서 팔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 감소로 이어질 뿐더러 주가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의 경영권 후계구도가 마무리된 이후 윤 전 부회장이 보유 주식을 시장에서 처분하며 강력한 결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한다.

윤 전 부회장은 대웅의 자회사 알피코프를 가져가면서 회사와의 인연을 정리한 모습이다. 지난 2015년 말 대웅은 알피코프의 주식 36만2468주(64.75%)를 374억원에 윤 전 부회장에 처분하면서 알피코프를 계열 분리했다. 알피코프는 윤재훈 전 부회장 등이 주식의 99.84%를 보유하고 있다. 알피코프는 연질캡슐 등을 만드는 제약사로 지난해 4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웅 입장에서는 윤 전 부회장의 주식처분이 마무리되면서 추가적인 장내매도로 인한 지분율 감소 걱정은 사라졌다.

윤재승 회장 등 대웅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38.51%로 2014년 말 53.67%에 비해 15.16% 낮아졌다. 윤 전 부회장의 주식 처분 이외에도 윤영환 회장으로부터 주식 57만6000주(4.95%)를 기부받은 석천대웅재단이 2015녀 두 차례의 시간외매매를 통해 보유 주식을 모두 정리하면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더욱 낮아졌다.

윤영환 회장의 자녀들의 지분 보유율도 윤재승 회장으로 무게중심이 크게 기울면서 후계자 경쟁도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말 기준 장남 윤재용 씨(10.51%), 차남 윤재훈 전 부회장(9.70%), 3남 윤재승 회장(11.61%), 장녀 윤영 전 부사장(5.42%) 등이 균형을 유지했지만 윤재용씨 지분율도 6.97%로 낮아지면서 윤재승 회장의 지분율이 나머지 형제들의 전체 지분율(12.39%)과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장남 재용씨는 2015년 보유 주식 17만886주 중 각각 3만5000주씩을 대웅제약 관계사인 디엔컴퍼니와 엠서클에 넘기며 보유 지분율이 10.52%에서 6.97%로 하락했다.

▲윤재훈 전 대웅제약 부회장 대웅 지분변동내역(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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