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6일 KBS와 MBC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문제에 대해 “여야가 바뀌면 여당 추천 몫은 바뀐 여당에서 하고, 야당 추천 몫은 바뀐 야당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를 항의 방문한 한국당 의원들을 상대로 이같이 말하고 “전례가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그렇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MBC 사장 문제는 방통위가 아니라 방문진 이사회가 선출하는 것”이라며 “방문진 이사진의 자율성으로 인해 방통위가 (MBC 사장 선출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은 김원배 방문진 이사의 사퇴와 관련해 한국당의 보궐이사 추천 우선권을 주장해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19일 국감대책회의에서 “(김 이사는) 한국당의 전신인 구 새누리당에서 추천된 인사”라며 “방송문화진흥회법 제6조 1항에 보궐임원의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만큼 이 규정 취지에 따라서 보궐 방문진 인사 추천권은 한국당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이 위원장의 발언은 한국당의 주장을 뒤집는 것으로 향후 여야 간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앞서 공영방송 관련 상임위인 국회 과학방송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는 김 이사가 사퇴한 20일, 오후 국감을 한 시간 가량 지연시키는 등 보이콧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는 “오늘 방통위가 회의를 통해 방문진 이사를 선정한다면 이는 외압에 의한 날치기”라며 “이를 강행한다면 공영방송 장악 실행 시도로 보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