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짬짜미와 관련한 110억 원대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이겼다. 현재까지 소송 결과가 나온 8개 건설사 가운데 승소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이동원 부장판사)는 SK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110억6100만 원은 취소된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잘못 산정했다고 봤다. 공정위가 대법원에서 담합이 없었다고 결론난 경인운하 사건을 포함해 과징금을 정했다는 게 이유다. 공정위는 과거 3년 동안 법 위반으로 받은 조치 횟수 5회를 반영, 과징금을 20% 가중해 SK건설에 부과했다. 재판부는 "취소 판결이 확정된 경인운하 사건을 포함해 법 위반 횟수를 5회로 보고 20% 가중 비율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했다.
공정위는 2005~2006년, 2007년, 2009년 3차례에 걸쳐 총 12건의 LNG 저장탱크 건설 공사를 짬짜미했다는 이유로 현대건설 등 건설사 13곳에 시정명령 처분을 내리고, 과징금 3516억 원을 부과했다. 이들 건설사는 미리 낙찰예정자와 투찰금액을 정한 뒤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3조5459억 원 상당의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삼성물산과 대림산업·GS건설·포스코건설·한양·현대건설·한화건설 등 7곳도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모두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