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부품 제조업체 엘컴텍의 해외 금광 사업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몽골 광구 개발을 위해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 AGM마이닝이 사금(砂金) 생산을 시작한 것.
사실 엘컴텍의 금광 개발 이슈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그간의 경과는 좋지 못했다. 2012년에는 사업 매각을 추진하다가 대금을 받지 못해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지금의 금광 사업이 예전과 어떻게 다른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어봤다.
Q. 매각 직전까지 갔던 금광 개발을 다시 시작한 이유가 궁금하다.
A. 현 최대주주인 파트론이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엘컴텍(당시 한성엘컴텍)을 인수한 것이 2013년이다. 당시 계약이 체결돼 있던 AGM마이닝 매각대금이 1800만 달러였는데,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한참을 방치하다시피 하다가 2014년쯤에 파트론 측에서 해외 컨설턴트 등을 통해 다시 확인해 보니 내재가치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에 회사로서도 매각을 하더라도 좀 더 사업을 진행시킨 뒤에 하거나 IPO(기업공개)를 하는 방안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Q. 과거 전력이 있다 보니 여전히 의구심을 가진 투자자들이 있다. 이전에도 결국 사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잘 안 된 것 아닌가. 예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A. 글로벌 채광산업은 각 단계별로 전문 회사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통상 하나의 기업이 생산의 전 과정을 총괄하지 않는다. 과거 한성엘컴텍은 금광 개발이 처음이라 탐사가 다소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했고 매몰비용은 많은 반면 성과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는 지질학자,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의 지원을 받아 체계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까지는 잃어버린 시간이고 3~4년을 체계적으로 준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Q. 몽골 금광개발이 처음부터 사금 개발은 아니었는데, 진행방향이 바뀐 것인가
A. 기본적으로 석금과 구리에 대한 탐사는 지속하고 있다. 사금은 원래 규모도 크지도 않고 세계적으로도 매력적인 광물은 아니기 때문에 이전까지 하지 않았다. 그런데 현지에서 원주민들이 임의로 사금을 캐서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 그곳에서는 ‘닌자’라고 부른다. 이렇게 버릴 바에 운영비라도 벌자는 개념으로 사금 생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양이 많았다.
Q. 사금 생산으로 어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가
A. 1톤 정도의 사금 매장량이 약 1톤 정도로 산출되고 있다. 생산량은 하루 1.4kg인데 현 시세로 계산하면 하루 6500만 원이고 30일이면 20억 원 가까이 된다. 1년간 쉬지 않고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계산하면 230억~240억 원의 매출액이다. 엘컴텍의 작년 매출액이 600억 원 정도, 올해 매출액은 4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단순한 계산이지만 연결재무제표상으로 본업 매출액의 40~50%에 해당하는 매출이 가능하다. 사금은 원가가 30%밖에 안돼서 이익률도 높다.
Q. 아직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굳이 보도자료를 낸 이유는
A. 일단 내년 2월까지 시생산을 한 뒤 3월부터는 생산한 사금을 몽골 중앙은행에 판매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AGM마이닝과 관련해 각각 8월과 4월 반기에 한 번씩 자율공시를 하고 있다. 4월 공시에 갑자기 매출이 발생하면 오히려 투자자들이 볼 때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내부에서만 알고 있었냐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알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Q. 향후 금광 개발 사업과 관련한 중장기 계획은
A. 이미 말했듯 사금은 석금과 구리 채굴을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운영비라도 벌어 보자는 식으로 시작한 것이다. 결국 석금과 구리 탐사에 계속 매진할 계획이다. 현재 탐사 중인 광구의 산출량은 석금 13톤, 구리 500만 톤이다. 석금은 추가 정밀 탐사와 정부 승인 절차를 진행해 2019년 초부터 판매할 계획이고, 구리는 매장량이 커서 지속적인 탐사가 필요하다. 이 작업이 끝나면 투자를 받거나 해외 증시에 IPO(기업공개)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