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으로 2015년 30%대로 내려갔던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이 다시 40%대로 올라갔다. 성인 여성 흡연율과 청소년 흡연율도 오히려 증가세를 유지해 가격 인상 효과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6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16년)에 따르면, 19세 이상 전체 성인 흡연율은 2016년 23.9%로 2015년 22.6%보다 1.3%P 올랐다.
성별로 보면 남성 흡연율은 2015년 39.4%에서 2016년 40.7%로 1.3%P, 같은 기간 여성 흡연율은5.5%에서 6.4%로 0.9%P 각각 상승했다.
청소년 흡연율의 경우도 담배값 인상에 따른 효과가 미미하다. 청소년(중1~고3)의 현재 흡연율은 2016년 기준 6.4%로 전년 6.3%에 비해 0.1%P 늘었다. 특히 여학생 흡연의 증가가 눈에 띈다. 남학생의 경우 9.6%에서 9.5%로 줄며 정체 중인 반면, 여학생은 2.7%에서 3.1%로 0.4%P 늘었다.
2015년 한국 성인 남성 흡연율(39.4%)이 30%대로 내려간 것은 흡연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남성 흡연율이 40.7%로 반등함에 따라 가격 인상 효과가 1년도 채 못 간 것이다.
복지부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율 하락세가 유지되지 못하고 반전세로 돌아선 이유로 비가격정책이 동시에 시행되지 못하고 늦어지면서 가격정책 효과가 반감된 점을 꼽았다.
실제로 흡연경고그림 부착 의무화 정책은 담뱃값 인상 후 2년이나 지난 2016년 12월 시행됐고 그마저도 시중에 경고그림이 부착되지 않은 담배가 모두 소진되는 데 걸린 기간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올해 2월 중순께부터 본격 시행됐다고 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흡연율이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작년 말 경고그림 도입 등으로 올해는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성인 남성 흡연율을 다시 30%대로 낮출 수 있도록 금연구역 확대, 담배광고 금지, 가향담배 규제 등 비가격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내달 3일부터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 체육시설이 금연 업종으로 지정되며, 복지부는 조만간 블로그 광고, 담배 관련 전자기기 할인 판매 등 판촉행위 규제법안을 마련해 조만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반면 금연구역 지정 등을 통한 간접흡연 노출률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비흡연자의 직장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지난해 17.4%로 전년 26.9% 대비 9.5%P 낮아졌다. 또 가정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같은 기간 8.2%에서 6.4%로 1.8%P, 공공장소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도 35.4%에서 22.3%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