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선 고점 앞두고…반복되는 환매러시·투자매력 저하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총대비 펀드 비중은 국내 증시에서 펀드가 편입한 주식의 지분가치로, 펀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재는 척도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현재 국내 시가총액대비 펀드비중은 4.01%로 최근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점이었던 2008년(9.63%)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국내 시총대비 펀드비중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한 2008년을 전후로 가장 높았다. 이후 2011년(6.4%)을 기점으로 2017년 10월 말까지 7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호황으로 펀드 성과가 좋아질 때마다 투자자들의 환매랠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등 악재성 이벤트들로 학습된 투자자들이 증시 호황기 때마다 수익률을 만회한 펀드들을 환매한다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8~9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공모 주식형 펀드에서는 2달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총 24조 원 이상 순유출됐다. 반면 지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7월과 10월에는 총 29조 원이 순유입됐다. 이런 흐름은 해외 공모 주식형 펀드와 확연히 구분된다.
ETN(상장지수채권), ETF 등 주가지수 등을 기반으로 하는 패시브 투자기법이 인기를 끄는 글로벌 트렌드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ETF가 적극적인 마케팅 등에 힘입어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패시브 잔고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전문투자자만의 영역으로 간주됐던 사모펀드 투자 문턱이 낮아진 것도 공모펀드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고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등 투자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 사모펀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