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억 후원 공식스폰서 획득…조직위 엠블럼 등 지식재산권 독점 사용
4년을 주기로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TV 중계를 통해 180개국, 50억 명의 시선에 기업 브랜드를 선전할 수 있는 절대 놓칠 수 없는 마케팅 호기다. 더구나 평창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맞이하는 진객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KEB하나은행, 111억 원에 따낸 공식 후원 은행 = 은행권에서 평창올림픽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4월 111억 원을 후원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스폰서 지위를 얻었다. 이번 낙찰 금액은 당초 조직위원회가 전망한 150억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의 후원 압박이 줄면서 주거래은행 낙찰금액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후원 부담을 안고 있던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앞으로 조직위원회의 운영자금 관리와 입장권 판매대급 수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0년까지 조직위의 모든 재정(수신·여신·외화·송금거래 등) 부문을 담당하는 금고은행이 된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재정 부문까지 담당하는 독점적인 권리도 갖게 된다.
또한 2020년까지 조직위의 엠블럼 등 휘장 사용과 관련된 모든 지식재산권과 마케팅 프로모션권, 온·오프라인상의 스폰서표기 노출권, 개폐막식 구매권이나 숙박 교통권 지원 등까지 독점적으로 제공받는다.
하나은행은 이번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은행으로 선정되기 이전부터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내공을 쌓아왔다. 대한축구협회와도 20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프로축구 FA컵 대회, FC서울 공식 후원뿐만 아니라 AFC(아시아축구연맹), FIFA(국제축구연맹) A매치 등 전 경기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공식 후원사 올림픽 전용상품 잇따라 출시 = 하나은행은 올림픽 개막 D-100일인 1일부터 행사가 끝나는 2018년 2월까지 올림픽 전용 상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하나된 평창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1.718%에 우대금리 연 0.5%를 더해 11월 1일 세전기준으로 최대 연 2.218%의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대한민국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종합순위 4위 이내를 달성하면 연 0.2%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하나된 평창 적금’은 금리는 기본금리 연 1.7%에 우대금리 연 0.8%가 더해져 최대 연 2.5%까지 가능하다.
특히 은행거래 실적에 따라 수수료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출금 통장으로 판매 기간 중 가입계좌의 연평균잔액 0.1%를 올림픽·체육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특히 올림픽·체육 관계자 등에게는 가입 후 1년간 수수료 우대서비스를 조건 없이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중소기업과 선수단 지원에도 나섰다. 9월 하나은행은 기술보증기금·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중소기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올림픽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에 특별출연 협약보증과 보증료 지원 협약 보증을 통해 총 2100억 원 규모의 우대보증을 지원한다.
앞서 10월 평창 동계올림픽 루지 경기장을 방문해 루지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고 2억5000만 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하나금융은 2012년부터 비인기 동계스포츠 종목인 대한루지연맹을 후원해왔다.
◇스포츠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 제고 기여 = 하나은행은 기념은행권·기념주화·기념화폐의 예약 접수도 받고 있다. 동계올림픽 기념은행권과 기념주화 2차분 발행에 대한 공식 예약 접수처로도 참여했다. 기념은행권은 낱장형, 2장 연결형, 24장 전지형 3가지이며 기념주화는 금, 은, 황동화로 디자인돼 있다.
하나은행은 2000원권 지폐에 대한 예약접수도 진행 중이다. 평창올림픽 기념지폐는 17일 한국은행에서 230만 장 규모로 발행하며 9월부터 예약접수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나 선수에 후원하는 스포츠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큰 홍보 효과를 불러온다”며 “동시에 스포츠 후원은 마케팅 수단에서 나아가 고객들에게 사회공헌의 의미로도 인식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스포츠 마케팅팀 관계자는 “물적 후원을 이어나갈 뿐만 아니라 올림픽 기간에 출장소 4곳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현장에서 선수들과 이용객들의 금융서비스 이용 시에도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식 후원사를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통상 올림픽 개막 전 9일과 폐막 후 3일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정한 ‘마케팅 제한 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단, 올림픽 종목별로는 후원이 가능하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한 시중은행들도 선수단을 후원하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