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바이오와 수소차 테마가 한창 불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종의 기업들이 테마에 편승해 대규모 투자자금 모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향후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해 이자가 0%인 ‘제로금리’까지 감수하며 투자에 나서 주목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포치료 전문기업 녹십자셀은 셀 센터 시설자금 및 연구개발(R&D)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600억 원의 제로금리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이번 전환사채는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투자펀드, 키움증권, 안다자산운용, 시너지자산운용 등 투자기관들이 참여했다. 표면이자율 및 만기이자율은 0%로 만기일은 2022년 11월 29일이다. 전환가액은 전일 종가 4만2750원보다 높은 1주당 4만3900원이다.
이는 △이자 비용 없이 △높은 발행가액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녹십자셀의 향후 가능성과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달자금은 현재 경기도 용인 녹십자 본사에 신축 중인 셀 센터(Cell center) 건축 및 생산설비 투자자금 확보에 사용될 계획이다. 또 연구 중인 CAR-T 등 세포치료제 R&D 비용으로도 활용된다.
수소차 테마에 편승해 최근 급등세를 보인 세종공업도 제로금리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세종공업은 이달 15일 해외법인 투자와 전장 및 수소차 부품 R&D 투자 등 시설자금 목적으로 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친환경 수소차 시대를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이번에 발행되는 전환사채는 국내 기관 투자가가 모두 인수하며, 표면이자와 만기이자 모두 제로(0%)다.
전장부품업체인 세종공업은 2013년 현대자동차에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인 ‘투싼ix’ 핵심부품을 공급한 곳이다. 현재 현대자동차에 수소센서와 압력센서 등 수소연료전지차용(FCEV) 핵심부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영권 매각 이후 종합 바이오기업을 선언한 유니더스 역시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150억 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표면이자는 0%이며, 만기이자율은 3%이다. 유니더스는 향후 투자금을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유니더스가 콘돔을 비롯한 수술용 장갑 등 의료용품시장에서 쌓은 인지도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바이오 테마에 편승한 강스템바이오와 젬백스 역시 11월 들어 각각 60억 원, 140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자금 모집에 나섰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테마주에 편승해 자금조달에 나선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라며 “지금은 주가가 올라 주식가치에 대한 희석 효과가 나타나지 않겠지만, 향후 거품을 사라졌을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