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50분께 문 대통령이 포항여고에 들어서자 교사들이 1층 창문에서 휴대폰과 카메라로 등장 장면을 찍으며 탄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이에 경호담당자가 “학생들이 (대통령) 오시는 것 모르는데 선생님들이 소리지르시면 어떻게 하느냐”며 진정시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학교 곳곳을 돌아보며 지진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시설 점검을 마친 후 대통령이 학교 안으로 진입하자 학생들이 창문마다 나와서 휴대폰으로 사진 찍고 소리를 지르며 환영했다.
안내를 맡은 포항여고 교장은 “78년 된 학교라 노후화됐고, 지진피해로 3.4층 건물 사이에 균열이 있다”며 “지진으로 5층은 너무 많이 흔들려서 못 올라간다”고 얘기했다. 이에 따라 3학년 9반과 10반이 5층 바로 옆에 있어 교실이 피해를 봐 학생들이 다른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교장은 문 대통령께 귀띔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어때요 그 일주일 동안 공부 기간이 더 늘었는데 도움이 됐어요”라며 “우리 포항 쪽 학생들은 여러 가지로 대피 생활도 하고 여진 생활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 것 같은데”라고 묻자 학생들이 “네”하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 더 그만큼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역경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아요”라며 “늘 위기가 오히려 기회다. 수능 연기 결정은 어땠어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학생들은 “좋았어요”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에 대해 3학년 박민지 학생은 “지진 나고 난 뒤에 정신 차려보니깐 밤 7시 정도여서 다시 수능을 보기에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 불안감이 너무 컸었다”며 “일주일 연기돼서 부족했던 부분 좀 더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최은진 학생은 “저는 계속 여진이 일어나고 해서 할버지댁에 가서 도시락 걱정 많이 했는데 수능시험이 연기 돼 편안한 맘으로 편안하게 지냈다”며 “정말 좋았다”고 주먹을 불끈 쥐며 웃으며 심정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는 정부에서도 수능을 연기할 수 있단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며 “전체 학생들도 다 중요하지만 1%도 안 되는 포항 학생들의 안전과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가능하면 국내 좀 가보고 싶은 곳을 리스트로 만들어서 다녀보면 좋을 것 같다”며 “못 봤던 소설이라거나 역사책 등 다양한 서적들도 많이 보면 그것이 평생을 살아가는 아주 큰 자양분이 된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과 대화를 마치고 단체 사진과 사인을 해주며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