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부담에 전기차 적극 추진하는 폴크스바겐…수익성이 걸림돌

입력 2017-11-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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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에서 폴크스바겐이 2019년 내놓을 전기차 I.D.의 컨셉자동차를 선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디젤게이트’ 스캔들을 일으킨 폴크스바겐이 전기자동차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걸림돌에 부딪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전했다.

폴크스바겐은 2016년 ‘전략 2025’를 발표했다. 노르웨이의 전기차 증가를 보고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한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30여 종의 전기차를 투입하고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의 비율을 20~25%로 늘리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전략은 확대됐다.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터쇼(IAA)에서는 계획을 상향조정한 ‘로드맵 E’를 공개했다. 2025년까지 80여 종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200억 유로(약 25조7446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300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폴크스바겐의 급속한 전기차 추진 배경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디젤게이트에 대한 부담감이다. 2015년 9월 폴크스바겐이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시험을 통과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각국 정부는 폴크스바겐 차량의 판매 금지나 리콜 등 조치를 취했다. 폴크스바겐은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이 디젤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고 주행 금지 규정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디젤차의 점유율도 하락했다. 2015년 50% 전후에서 올해 10월 기준 34%로 떨어졌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다. 중국은 폴크스바겐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4월 열린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년 동안 폴크스바겐은 더욱 중국 회사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골적인 ‘립 서비스’ 발언이지만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2019년부터 전기차 의무 생산제도를 실시한다. 업체들이 신재생에너지자동차(NEV)를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규제다. 현재 폴크스바겐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뮐러 CEO는 “2025년까지 150만 대 판매”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마쓰다와 미쓰비시자동차의 세계 판매량에 해당하는 수준을 단숨에 침투시키는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덧붙였다.

폴크스바겐의 장밋빛 전망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전기차 배터리다. 폴크스바겐은 배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다수 기업이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전기차의 핵심인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서다. 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파나소닉과 LG, 삼성SDI, 중국 비야디(BYD) 등 제한적이라는 점이 어려움을 키웠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속력과 주행거리 등을 좌우하는 중요 부품일 뿐만 아니라 전기차 생산비용의 20~30%를 차지한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주원료인 코발트의 확보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폴크스바겐은 리튬이온배터리와 코발트 공급가를 깎으려는 시도로 업계의 눈총을 받았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독일 제조사는 배터리 가격을 후려쳐서 신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가격을 크게 밑도는 가격을 제시해 코발트 생산자의 반감을 샀다”고 전했다.

폴크스바겐이 비판을 감수하며 배터리 원가를 낮추려는 이유는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은 2020년 출시하는 전기차 ‘I.D.’의 가격을 기존 디젤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높은 제조원가 탓에 이익을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우치야마다 다케시 도요타 회장은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면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적자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국 정부가 주는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면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딜레마를 안고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은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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