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항공업 직격탄…인도네시아 관광객 중 절반이 발리 관광객
세계적인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가 화산재에 뒤덮였다. 연말 성수기에 분화한 화산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잿빛 전망을 띄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CNN머니는 보도했다.
천상의 섬 발리는 세계 최대 여행 전문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한 올해 최고 관광지다. 인도네시아인베스트먼츠에 따르면 올해 1~8월에 발리를 찾은 외국인은 455만 명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관광객의 51%다.
지난 25일 발리에 있는 아궁 화산이 분화하면서 현재 분화구 위 3000m까지 화산재가 섞인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은 공항 폐쇄 기간을 30일 오전 7시까지로 연장했다. 공항 폐쇄로 약 12만 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다.
발리를 뒤덮은 화산재가 인도네시아 경제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분기 인도네시아의 GDP 성장률은 6.2%를 기록했는데 인도네시아인베스트먼츠는 오는 4분기 인도네시아의 GDP 성장률이 3.8~4.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까지 한 해 2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 계획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작년에 발리를 찾는 관광객은 인도네시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3일간 발리로 여행을 취소한 사람은 이미 1만500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콩코드컨설팅의 케이트 러브어드 선임 애널리스트는 “발리 공항이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가 약 1800만 달러(약 194억7420만 원) 가량 손해를 봤다”고 진단했다. 그는 발리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취소에 나서면서 관광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 기간에 관광업 종사자들이 울상을 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2년 발리 나이트클럽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200명이 넘게 사망했고 2005년 발리 해변 상가에서 테러가 발생해 30여 명이 사망했다. 발리 현지 주민들은 당시를 “소득이 극적으로 감소했던 때”라고 회상했다. 당시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발리 경제는 60%가 관광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관광여행협회(ASITA)의 케투트 아르다나 회장은 “화산재 분출이 1~3개월간 이어지면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조코 위도도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섬 10곳을 ‘뉴 발리(new Balis)’로 지정하고 관광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동부에 있는 라부안바조 지역은 위도도 정부가 유명 관광지로 개발하고자 심혈을 기울인 곳이다. 그러나 러브어드 애널리스트는 “라부안바조 역시 아궁 화산의 분화와 발리 공항의 폐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도 울상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체는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 가루다항공이다. 리서치 업체 크루셜펄스펙티브의 코링 핑 애널리스트는 “발리 공항에서 가루다 항공은 30%가량의 트래픽 점유율을 갖고 있다”며 “화산 분화 이후 일일 30만 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의 저가 항공사 에어아시아도 일일 25만 달러의 손해를 볼 것으로 관측했다. 핑 애널리스트는 “만약 아궁 화산이 수 달에 걸쳐 간헐적으로 분화를 계속하면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며 “발리 공항은 반복적으로 폐쇄될 것이고 항공편 상당수가 취소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