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자회사 구조조정에 포스코건설 첫 동원…정리 실적 채우기 ‘비판’
포스코가 자회사인 포스코에이앤씨를 포스코건설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가 포스코건설까지 동원해 자회사 정리를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IB업계와 포스코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 가치경영센터는 포스코에이앤씨를 포스코건설로 흡수합병시키거나 자회사로 인수하게 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진행 중이다. 포스코에이앤씨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등에서 일감을 받는 건설 설계·감리 회사로 포스코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포스코는 포스코에이앤씨를 외부에 매각하거나 다른 계열사들과 통폐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각 추진 과정에서 내부 임직원 반대에 부딪혀 구조조정 방향을 선회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포스메이트, 블루오앤엠, 포스코휴먼스 등과 포스코에이앤씨를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포스코 OB(옛 임원)들이 포진한 포스메이트 내부 반발로 이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포스코건설까지 동원해 포스코에이앤씨 정리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는 부실 계열사 중 하나였던 포스코건설의 베이징센터 지분을 인수해 주는 등 유동성 지원에 나선 사례는 많았지만 반대로 자회사 정리를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가 다각도로 포스코에이앤씨 정리를 고민하는 것은 2015년 부터 추진하고 있는 자회사 구조조정 실적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015년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올 연말까지 국내 계열사를 47개에서 22개로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기준 포스코 계열사 수는 38개로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포스코 내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실적 채우기를 위해 사업성에 대한 고민 없이 회사 머릿수만 줄이는 차원의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며“자회사 구조조정 명분을 만들기 위해 수주를 어렵게 하는 등 일부러 회사 사이즈를 줄이는 흠집내기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