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아이도 건강한 삶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 김복용 매일유업 선대회장의 이 같은 유업이 18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가진 아동을 위한 특수분유를 생산해온 매일유업은 11월부터 2개 제품에 대한 추가 생산에 돌입했다. 이로써 매일유업은 총 8종, 12개의 선천성 대사이상 분유를 생산하게 됐다.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이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전혀 만들어지지 않아 대사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질환이다. 처음에는 구토, 호흡곤란이 나타나며,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매일유업 유아식 전문 브랜드 앱솔루트는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들의 고른 영양 섭취와 균형 잡힌 성장발달에 도움을 주고자 현재 생산하고 있는 앱솔루트 유시디 포뮬러(UCD-Formula)와 앱솔루트 메티오닌 프리 포뮬러(Methionine-Free-Formula)의 2단계 제품을 추가 개발해 지난달부터 4세 이상 환아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4세 이상의 환아는 0~3세 환아보다 두 배 이상으로 필요한 단백질 요구량을 맞추기 위해 1단계 특수분유의 양을 두 배 이상 늘려 섭취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지방, 탄수화물, 칼로리 과잉 섭취로 체중이 급증하거나 소화 과정에 만들어진 불필요한 부산물의 수치 증가로 자주 입원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1단계 특수분유 대비 탄수화물과 지방을 줄이고 특수 단백질 함량을 높인 2단계 제품은 4세 이상 환아들의 필수 영양소 섭취와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은 1999년 매일유업이 후원사로 참여한 행사에서 시작됐다. 국내 질환별 환아를 살펴보니 당시 페닐케톤뇨증(PKU) 환아의 출현빈도는 6만 명에 1명, 전체 환아수는 6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매일유업은 이러한 수치를 바탕으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신규 자재와 사용량을 산출, 수차례의 내부 논의를 거쳐 국내 소수의 환아를 위한 제품 8종을 모두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용 분유 상품을 소비하는 환아 숫자가 적다 보니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이윤과 무관하게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진심을 담아 제품 개발과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매일유업 측 의지다.
전 세계적으로도 환아들을 위한 식품 개발 업체는 매우 드문 상황이다. 실제로 선천성 대사이상 분유의 경우 일반 조제 분유와 달리 아미노산 등 특정 영양성분이 혼입되지 않도록 공장 가동을 멈추고 생산라인을 철저하게 세척하는 게 중요하다. 또 일반 조제분유보다 생산공정이 복잡해 1차적으로 탄수화물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을 배합해 분유를 만들고 여기에 질환별로 아미노산을 조성하는 추가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처럼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수분유를 개발, 생산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발생하고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 대사이상 질환을 갖고 태어난 유아를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분유 8종 12개 제품을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