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흙수저’ 투톱 체제… 대여 투쟁 ‘올인’ 우려도

입력 2017-12-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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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투톱(Two top)’ 모두 친서민을 내세운 인물로 채워졌다. 한국당 새 원내대표로 건설 노동자 출신의 김성태(3선·서울 강서을) 의원이 당선됐다. 홍준표 대표도 그간 ‘노동자의 아들’,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해왔다. 이에 기존 한국당이 가진 ‘기득권·엘리트’ 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민과 중산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나아가 정체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1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은 금수저 기득권·엘리트주의 정당이 아니라 서민·노동자를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는 홍 대표의 정치 지향점과 일치한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 메시지나 여러 발언에서 수차례 친서민 정책을 강조해왔다.

또 김 원내대표의 출신과 과거 발의했던 법안을 살펴보면 그의 발언이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젊은 시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 노동자 생활을 한 뒤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거쳐 정계에 입문한 배경을 갖고 있다. 국회에 들어와서도 노동계 목소리 대변에 힘썼다. 국회 의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번 20대 국회에서 근로자 공휴일 규정 신설·근로시간 단축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해외 건설인의 날’ 제정 건의안 등을 발의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55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대여(對與) 투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당 안팎으로 몰아치는 사정(司正) 한파를 견뎌내고 내년도 지방선거를 준비할 인물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원내대표는 전날 후보자 토론회에서 자신을 ‘투쟁전문가’라고 소개하고 나서 “야당 대표가 국회 선진화법을 위반했다고 고발당하고 희생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여 투쟁의 끈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으로 검찰 조사가 이어지는 데 대해서도 “동료 의원을 지켜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홍 대표와 합심해 대여 투쟁에만 몰두할 경우, 지난 예산안 처리 때처럼 한국당 패싱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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