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엔진의 매각 일정이 임박한 가운데 매각가격과 인수 후보군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의 매각주관사인 크레딧스위스(CS)는 오는 20일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현재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안내서(IM)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의 최대 변수는 가격이다. 두산 측이 기대하는 두산엔진 가격과 실제 회사의 이익 창출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두산엔진의 3분기 보고서 상 누적 영업이익(약 170억 원)을 토대로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추정하면 400억 원 안팎 이다. 제조업 매각가는 통상 에비타의 7~10배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점과 현재 두산엔진의 차입금 규모(2000억 원) 등을 고려하면 지분 100% 매각가는 3000억~4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두산그룹은 지분 42.66%의 매각가로 5000억 원 안팎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체급에 비해 두 배 가까운 가격이다.
특히 현재 두산엔진의 시가총액은 2800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두산밥캣의 지분을 해소하고 매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두산엔진의 시가총액은 0원에 가깝다. 두산엔진이 들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10.6%의 가치는 현재 3000억 원이 넘기 때문이다.
투자자 풀도 좁은 상황이다. 전략적투자자(SI)의 전격적인 참여를 배제할 순 없지만 두산엔진의 라이선스 구조상 외국계 기업의 인수 실익이 적다.
두산엔진이 만드는 선박용 대형 저속엔진은 MAN에서 라이선스를 빌려 제조한다. 이 경우 각 지역별 라이선스 계약에 의해 해외로의 판매가 원칙적으로는 제한된다. 두산엔진이 MAN 라이선스로 만든 엔진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경우는 글로벌 선사가 특별히 지명한 경우 등에 한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엔진이 중국 시장에서 20% 수준 점유율을 보이며 이례적으로 수출 실적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해외 기업이 인수했을 때 현대중공업 등 내수판매가 오히려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