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조화가 성공기업 만든다…일하기 좋은 기업이 성과도 높아

입력 2017-12-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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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직장인들이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제도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즐기고 있다. AP/뉴시스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이 조화로운 직장은 개인에게는 이득이지만 기업에는 손해라고 대다수가 생각한다. 이들의 편견을 깨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하기 좋은 직장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과에도 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내 상장기업 587곳과 상장이 유력한 기업을 포함해 총 6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일하기 좋은 환경을 평가한 ‘스마트워크 경영 조사’를 17일 발표했다. 다양하고 유연한 근로 방식, 혁신적인 태도, 글로벌 시장 개척 등 3가지 요소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스마트워크 경영이라고 정의했다.

조사결과 스마트워크 경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기업이 성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개 기업 중 26개사는 올해 순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상위 40개 기업 중 40%에 해당하는 17개사는 사상 최고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조사대상 중 최고 순이익을 갱신하는 기업이 24%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다양한 근로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인 게 성공 비결이다. 최근 많은 근로자가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워라밸이 기업의 성과도 향상시켰다. IT서비스 업체 SCSK는 월 80시간을 초과하는 시간 외 근무는 사장의 결재를 거치도록 했다. 경영진이 솔선수범한 덕분에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4년 전보다 약 30% 줄었다. 2017회계연도(2016년4월~2017년3월) 매출액은 전년보다 18% 늘고 순이익은 167억 엔(약 1614억 원)에서 284억 엔으로 늘어났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혁신적인 조직 구조도 중요하다. 올 회계연도(2017년4월~2018년3월)에 10년 만의 최고 이익이 예상되는 소니는 히라이 가즈오 사장이 직접 사내에서 아이디어를 모아 13개의 사업을 선정했다. 이 아이디어를 반영해 스마트워치 등을 개발했다. 기린홀딩스는 20대 여성 직원들에게 상품 개발 권한을 주고 개발한 무알콜 맥주를 히트시켰다.

글로벌화에 따라 해외 현지 직원의 고용이 늘었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단순 고용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권한을 부여한다. 에어컨 제조업체 다이킨공업의 경우 현지 법인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이 사장을 맡고 있다. 매출의 약 7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다이킨공업은 5분기 연속 최고 이익을 갱신할 전망이다. 시세이도는 외국인 직원 중심의 유럽지역 본사가 제휴 협상을 주도하면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의 화장품 생산 및 판매 라이센스를 따냈다.

각 기업에 앞으로 중요한 경영 과제가 무엇이냐 묻자 “인재 확보·육성”이라는 답변이 45%로 가장 많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직원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경영이 높은 성장을 주도한다고 분석했다. 노동인구 감소로 일손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근로 방식 개혁이 최우선 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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