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샤이니 종현이 한 레지던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종현의 자작곡 속 가사가 그의 상황을 대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샤이니 종현은 그간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등 음반을 프로듀싱했다. 이 가운데 종현의 자작곡과 종현이 작업한 다른 가수들의 노래 가사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돼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종현이 2015년 발표한 곡 '엘리베이터'에는 '닫히는 엘리베이터에 비친 내 모습은 초라하게 남아 그래도 이렇게나마 눈 깜박거리며 숨 내뱉고 사는 이유/ 날 위해선 맞나 아니면 쫓기고 있나', '초췌히 비친 내게 인사해', '언제부터 울고 있나요?', '더는 무리인 걸 알잖아요', '언제부터 혼자였나요?' 등의 가사가 있다.
종현은 자신이 진행하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노래에 대해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거울로 비친 제 모습이 너무 초췌했다"며 "'내가 뭐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노래를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3월 발매한 이하이 '한숨' 역시 종현이 작사, 작곡한 음악이다. 이 곡에도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정말 수고했어요' 등의 위로를 필요로 하는 내용의 가사가 포함돼 있다.
이하이는 종현의 비보를 전해 들은 후 '한숨' 노래 가사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어쩌면 이 노래는 다른 사람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가사로 적은 곡인가 보다"라고 게시해 눈길을 받았다.
종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종현과 태연이 호흡을 맞춘 '론니(Lonely)' 등이 멜론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고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오전 7시 현재 'Lonely'가 멜론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이하이 '한숨' 역시 상위권에 안착, 재조명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종현이 올 5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공연 스케줄표가 다시금 주목되고 있다. 종현은 "공연 횟수 실화? 첫 주 차 마무리! 다음 주도! 잘 하자!"라는 글귀와 함께 자신의 소극장 콘서트 '유리병 편지' 공연 시간표를 올렸다.
이에 따르면 종현은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주 3~4회씩 공연 스케줄이 빽빽했다. 팬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종현의 궤적을 보니 울컥하다", "일하는 기계 수준이네", "이걸 견뎌낸 게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종현은 전날 서울 청담동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그날 저녁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4시 42분께 '동생에게서 문자가 왔는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종현 친누나의 연락을 받고 즉시 위치 파악에 나섰다. 해당 레지던스에는 갈탄과 번개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함께 발견돼 경찰은 종현이 자살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종현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