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둘러싼 버블 논란이 새 국면을 맞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지난주 하락폭은 5000달러로 주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2일 하루 하락률은 29%로 리먼 사태 등 다른 시장의 역사적 급락 기록을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런 상황에서 급등락을 막을 안전망이 마련되지 않아 투기 머니에 의한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24일 내다봤다.
미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지난주 하락폭은 5016달러였다. 이는 11월 둘째 주 (1050달러 하락) 이후 6주 만의 최대 낙폭이자 2009년 비트코인 탄생 이래 최대 하락폭이었다. 특히 22일 비트코인 가격은 1만1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져 하루 낙폭은 28.7%에 달해 2008년 리먼 사태 시 다른 금융시장의 역사적인 급락 기록을 깼다.
이런 혼란의 배경에는 미국 등에서 확산한 투기 세력이 있다. 미국에서는 빚을 내 가상화폐를 구입하는 사람이 늘면서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신용카드로 비트코인 구매’라는 말이 등장했다. 투기 세력은 가격 하락 시에는 손실을 억제하려고 매도를 서둘러 하락에 박차를 가하기 쉽다.
선물거래 개시를 계기로 기관 투자자도 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거래를 시작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22일 거래량은 2648건으로 전날보다 2.5배 늘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헤지펀드들이 매물을 쏟아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에서는 매도가 우세한 반면, 일본에서는 매수가 우세하다. 비트포인트 재팬의 오다 겐키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비트코인 가격은 22일 일본 거래소에서 해외보다 30만 엔 정도 높게 추이하고 있었다”며 “떨어지면 추가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매수가 강하다. 한국 거래소는 23일 일본보다 약 10만 엔 높게 거래됐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매수세 덕에 비트코인 가격은 23일 밤 한때 1만5000달러 대를 회복했다.
급락했어도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의 약 15배 수준으로 투자자들은 이미 차익을 실현한 상태다. 이에 앞으로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가격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급변동을 억제할 안전망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에는 거래소 주가 지수 선물이 일정 폭 이상으로 움직일 경우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가 있다. 개별 종목도 1 일 가격 변동폭이 정해져있다. 외환시장에서는 급격한 변동 시 정부가 환율 개입에 나선다.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한 CME와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하고 있지만 22일 급락을 막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