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업종 경계 허물어지자...디지털 통한 ‘금융 플랫폼 구축’ 한목소리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2018년 경영전략은 ‘디지털’을 통한 차별화한 ‘금융 플랫폼’ 구축이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 금융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맞서 기존의 전통적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금융산업과 타 업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금융회사도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들은 단순히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계 페이스북으로 거듭날 것”…디지털 혁신 한목소리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향후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해 그룹 차원의 디지털 대응체계를 구축한 점을 최대 성과로 꼽고, 올해는 이를 좀 더 구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 높은 사고 방식과 변화를 앞지르는 신속기민한 실행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신한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이루고 그룹사의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는 ‘하나의 신한(One Shinhan)’ 전략 실행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금융산업은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며 “한정된 자금을 신기술, 혁신기업 등 많은 가치를 생산할 분야에 적기에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경영 화두로 디지털을 지시했다. 이를 위해 고객을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과감하게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윤 회장은 “고객의 요구를 더 정확하고 적기에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 조직을 강화했다”며 “원스톱 서비스 체질화를 통해 고객이 인정하는 차별적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핵심 경영전략으로 ‘참여형 플랫폼’ 구축을 제시했다. 핀테크 업체와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전이 본격화하면서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는 서로 경쟁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아간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참여형 플랫폼”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이 연결되는 만물인터넷(IOE) 시대에는 이종 산업뿐만 아니라 경쟁사까지 포함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통합 디지털 자산 플랫폼인 GLN을 통해 하나멤버스의 가치를 입증하고 참여형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농협금융을 ‘디지털 금융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금융은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중심의 사업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국내 어떤 산업, 어떤 금융사도 디지털 금융을 전략사업으로 채택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디지털 금융사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디지털 핵심 인재 1만 명 육성”…디지털·글로벌 주력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올해를 디지털 금융 인재 양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올해 중소기업 대출 시장과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일대 격전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디지털 금융 분야는 인재 확보와 혁신기술 도입, 플랫폼 구축 등 모든 영역으로 경쟁이 확산하는 추세”라고 했다. 이어 “디지털 혁신 인재 1만 명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디지털 기술 분야 인력 비중도 20% 수준까지 높여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플랫폼 구축을 디지털 전략으로 제시했다. 손 행장은 올해 금융 목표를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으로 선언했다. 또 5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차별화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를 한국 경제의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4차 산업혁명과 혁신 성장 지원으로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금융기관으로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과 중소·중견기업 집중 지원 등 4차 산업혁명과 혁신 성장을 지원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