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금융권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범금융권 신년인사회’가 예년과 다른 분위기가 연출돼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참석하지 않았던 금융노조위원장이 경제부총리 등 금융당국자, 정치인 등과 함께 주요 자리에 위치해 금융노조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이날 인사회에 참석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연임 도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지만 묵묵부답으로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 주관으로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금융당국 관계자와 국회의원,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 대표 등 1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예전과 다른 것은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이 김동연 부총리, 김용태 국회 정무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2015년, 2016년 신년인사회 당시에는 뒷줄에 위치했고, 지난해에는 불참했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축사에서 “신기술과 결합한 금융, 여러 다양화된 금융을 통해 3% 성장을 위해 헌신하기를 기대한다” 며 금융산업 자체의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이제까지의 담보 위주 대출에서 투자 중심으로 대출한다든지 우리 경제 3% 성장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사들이 기업의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기업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고 기업의 성장이 가계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용창출 기업에 대한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정무위원장은 “우리 금융사들은 삼성전자처럼 세계를 무대로 뛰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울타리 안에서, 제한된 경쟁의 장 안에서, 정책감독기관의 규제의 틀 안에서 전진이 아닌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도 모르는 새 만들어진 고정관념과 관행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책금융기관과 금융사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야 함을 주장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은 금융을 산업으로 발전시킬 비전을 제시하고 각종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며 금융사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규제와 감독수행은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융사를 향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자정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용환 NH농혐금융 회장 등 지주사 회장과 행장, 계열사 사장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이날 기자들의 포커스는 지배구조 논란 속 연임을 앞두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한데 모아졌다.
김정태 회장은 기자들의 연임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 공세에 행사 내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신년인사회 중간에 행사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조용병 회장은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회장을 제외할지에 대해 "현재까지는 지배구조 상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기회가 되면 앞으로 논의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