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해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발표하자, 주가 부진의 장기화 우려가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초 33조415억 원에서 34조3631억 원으로 한 해 동안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가 상승률도 코스피지수 상승률 21.8%에 비해 저조한 6.8%에 머물렀다. 기아차의 경우 더 심각하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시가총액은 16조119억 원에서 13조5797억 원으로 15.2% 쪼그라들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조6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 기아차는 8658억 원으로 64.8% 줄어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재고 부담과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 기아차는 해외판매 부진과 통상임금 패소 등 대내외 악재에 시달렸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올해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발표하자, 실적과 주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825만 대) 대비 8.5% 낮춘 755만 대로 제시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의 수요 감소와 중국시장의 더딘 회복세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낮은 출하량 목표와 최근 원화강세 등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시키는 요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연간 실적 목표 하향으로 당분간 주가 약세가 예상된다”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의 하방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신용등급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는 AAA로 신용등급이 상향된 2012년에 비해 2016년 수익성이 50%가량 급격히 저하됐다”며 “이는 주요 선진시장의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판매비용 증가, 연구개발(R&D) 투자부담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