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ㆍ리프트ㆍ에어비앤비ㆍ위워크 등…스포티파이가 증시 상장 첫 테이프 끊을 듯
뉴욕증시가 새해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페이스북과 아마존닷컴, 넷플릭스와 구글(알파벳 자회사) 등 이른바 ‘FANG’으로 불리는 IT 대장기업들이 증시를 이끌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현지시간) 지난해의 FANG에 이어 올해는 ‘SLAW’가 뉴욕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SLAW는 아직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4개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바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와 미국 2위 차량공유업체 리프트(Lyft),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와 사무실 공유의 강자 위워크(WeWork)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이들 4개 업체는 올해 증시 상장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올해 증시 랠리가 지속될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스포티파이가 SLAW 중에서 첫 테이프를 끊을 예정이다. 전날 미국 주요 언론들은 스포티파이가 지난달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밀리에 상장 신청서류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오는 3월이나 4월께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스포티파이는 기업공개(IPO)를 거치지 않고 바로 증시에 상장하는 이례적인 방법인 직상장을 선택했다. 직상장은 기존 주주들이 자신의 지분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면서 공개시장에서 매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상장 후 주식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리스크도 있지만 스포티파이는 그동안의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충분히 조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히 직상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파이의 기업가치는 현재 200억 달러(약 21조 원)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주요 스타트업들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면서 비상장 상태로 있어도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에 상장을 꺼려왔다. 상장 이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분기별 실적 발표와 공시, 주주로부터의 압력 등 번거로움을 가능한 한 피하려는 의도였다.
IPO를 선택한 기업들이 상장 후 주가가 부진했던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월 증시에 데뷔한 모바일 메시징 앱 스냅은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주가가 IPO 공모가 밑으로 빠지는 등 고전했다. 블루에이프런도 지난해 6월 상장 후 주가 급락을 배경으로 지난달 맷 샐즈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사퇴하는 등 곤혹을 치러야 했다.
반면 대규모 비상장 기업은 내부 관리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1년 전 IPO 최대 후보로 꼽혔던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성희롱과 차별 등의 불상사가 잇따라 발생한 끝에 설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이에 스포티파이가 상장에 성공하면 다른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들도 증시 데뷔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SLAW 이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와 사진공유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 등도 올해 증시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