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S&P·나스닥, 새해 들어 첫 하락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중국 외환 담당 관리들이 정부에 미국채 매입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하는 방안을 추천했다고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관리는 미국채가 다른 자산에 비해 점점 매력이 떨어지고 있고 주요 2개국(G2·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긴장이 고조되는 것도 국채 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는 이유라고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면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압박을 가하자 중국 측이 맞불을 놓으려는 모습이다.
중국이 실제로 행동에 들어가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쳐 미국채 매도세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 규모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1조1892억 달러(약 1272조4440억 원)에 달한다. 일본이 1조939억 달러로 중국의 뒤를 잇고 있다.
제프리스 투자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채 매입을 중단하면 금융시장이 고통받을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자금수요는 특히 올해 뚜렷하게 커질 것이다. 이에 재무부는 최대한 많은 수요처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샤울 마켓필드자산운용 최고책임자(CEO)는 CNBC방송에 “중국이 미국 채권시장의 유동성 제거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채권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보유자산 축소에 나서는 등 긴축 행보를 유지하고 있어 이미 미국채 가격은 하락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날 중국의 미국채 매입 중단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전일보다 0.11%, 나스닥지수는 0.14% 각각 떨어졌다. 두 지수가 하락한 것은 새해 들어 처음이다. 다우지수도 0.07% 밀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56%까지 올라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도 0.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