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미국 정부가 수입 태양광ㆍ세탁기를 대상으로 시행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관련해 "부당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민관대책회의에서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겠으며 이런 취지에서 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TO 회원국 간 분쟁의 최종 판단자 역할을 하는 WTO 상소기구 위원을 지낸 김 본부장은 "과거 WTO 상소기구 재판관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 제소할 경우 승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보상 논의를 위해 미국에 양자 협의를 즉시 요청할 예정이며 적절한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제품에 대한) 양허정지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무역대표부(USTR)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태양광ㆍ세탁기 세이프가드는 우리 수출 업계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특히 세탁기의 경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제출한 권고안보다 더 강력한 세이프가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세이프가드는 세탁기의 경우 120만대까지 첫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부품에도 저율관세할당(TRQ)을 5만개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또 ITC 권고안은 할당 내 물량인 120만대에도 관세를 부과할지를 두고 무관세와 20% 관세로 의견이 갈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20만대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공장 운영에 필요한 부품 조달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품은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ITC 권고대로 부품 수입도 규제하기로 했다.
태양광은 셀과 모듈에 30%의 관세를 부과하고 셀은 2.5기가와트(GW)까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TRQ를 설정했다.
당초 ITC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3개 권고안과 비교하면 1안의 35%보다는 관세율이 낮다.
그러나 산업부는 태양광 업계의 낮은 이익 마진을 고려하면 30%의 추가 관세도 수출업체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