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가구업체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2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홈퍼니싱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에 따라 앞서 관련 시장에 진출한 현대백화점그룹 및 롯데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날 까사미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인수 주체는 신세계백화점으로 인수 금액은 1800억 원이며, 인수 지분은 까사미아 창업주인 이현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 92%로 알려졌다.
1982년 설립된 까사미아는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 및 침장류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까사미아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1219억 원으로 국내 가구업체 중 6위 수준이다.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로 국내 대형 유통 3사가 모두 홈퍼니싱 시장에 진출하게 돼 가구업계와 급성장하는 홈퍼니싱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홈퍼니싱은 홈(Home)과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등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는 것을 뜻한다. 2008년 약 7조 원 수준이던 홈퍼니싱 시장은 2015년 12조50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고 최근에는 최대 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홈퍼니싱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그룹 까사미아 인수 전부터 리빙 사업에 투자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0년 이마트로부터 ‘자연주의’ 브랜드를 넘겨받아 자주(JAJU)로 리뉴얼하고 연 매출 2100억 원의 생활용품 브랜드로 키웠다. 여기에 가구업체 까사미아 인수로 홈퍼니싱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까사미아는 가구 브랜드인 까사미아를 비롯해 사무용 가구 브랜드 우피아, 홈스타일링 브랜드 씨랩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해 홈퍼니싱 사업에 진출했으며,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와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이후 2012년 매출 5049억 원에서 2016년 매출 7356억 원, 영업이익 422억 원의 업계 2위로 커졌다. 작년에는 현대리바트와 현대H&S가 합병해 매출 1조3000억 원 규모로 덩치를 키웠다.
롯데그룹은 직접 가구 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와 손을 잡았다. 롯데아울렛 광명점과 고양점을 이케아 매장과 나란히 열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광명점은 이케아 영향으로 다른 롯데아울렛 지점보다 지난해 20대 고객 매출 신장률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