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미식축구계는 인종차별에 대한 ‘무릎 꿇기’ 저항과 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시달렸다. 이에 NFL 시청률은 감소했다. 그러나 광고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올해 슈퍼볼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 NBC는 30초짜리 광고를 최소 500만 달러(약 53억 원)에 판매했다. 경기 전후 광고를 포함해 5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기를 중계한 폭스방송도 평균 505만 달러에 광고를 팔았다. 슈퍼볼 광고료는 10년 전 평균 270만 달러에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슈퍼볼 시청자 수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항상 1억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전 세계에서 1억1000만 명 이상이 경기를 시청할 전망이다. 슈퍼볼만큼 많은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는 광고 수단은 찾기 힘들다. 미국에서 슈퍼볼 다음으로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청자는 지난해 약 3300만 명으로 슈퍼볼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전체 TV 시청률이 하락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늘면서 슈퍼볼의 매력은 더욱 커졌다. 팀 캘킨스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는 “미디어가 세분화하고 이용자의 규모가 더욱 작아졌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슈퍼볼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볼은 다양하고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광고할 수 있어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슈퍼볼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들인 기업들은 인터넷을 통해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광고에 직접 출연해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홍보한다. 코카콜라도 탄산음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출시한 다이어트 코크 신제품 광고를 슈퍼볼을 통해 내보낸다.
다음 달 평창 동계올림픽도 중계하는 NBC는 이번 기회에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슈퍼볼 광고 시간의 일부를 판매하지 않고 미국 대표팀 선수들이 출연하는 홍보 영상을 방송한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을 높여 올림픽 경기 광고의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슈퍼볼 광고에도 단점은 있다. 다양한 사람이 시청하는 만큼 광고 내용이 논란을 일으킬 위험이 존재한다. 캘킨스 교수는 “논쟁이 화제의 중심이 될 수 있다”면서 “기업은 사람들이 광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길 원하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겨냥한 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으나 시청자의 50%만이 어떤 기업의 광고였는지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