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호암의 기일에는 가족들 및 삼성가 주요 경영진이 모여 추모식 등을 열지만 탄생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년 행사를 진행하지는 않고있다. 삼성 관계자는 “고인의 생일에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았다”며 “올해도 계획된 행사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되면서 삼성 안팎에선 이병철 선대회장의 탄생일이나 다음 달 그룹 전신인 삼성상회 설립 80주년을 맞아 새 청사진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경찰이 조세 포탈과 횡령 혐의로 이건희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한 데 이어 검찰이 다스(DAS) 미국 소송비용 대납 의혹을 앞세워 8일과 9일 이틀 연속 삼성 수원본사와 서초사옥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삼성은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회사 내부는 이 부회장의 출소 사흘 만에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조기 경영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 부회장은 5일 출소 이후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과 한남동 자택 이후 동선이 노출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판결을 놓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특별감사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청원 시작 사흘만에 20만 명의 동의를 얻어내는 등 여론 반응이 갈리고 있는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판경유착(재벌과 판사 간의 유착)’이라고 비난하는 등 여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 부회장의 조기 등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부정적 여론이 커 조기 경영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적절한 타이밍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