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마존 등, 유료회원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기반 구축에 초점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IT 부문에서 처음으로 상품 판매에서 회원제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 제공으로 사업의 축을 옮겼다. 이제는 고객을 단순 구매자에서 서비스 가입자로 변화시켜 지속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전반적인 과제로 부상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마감한 2017 회계연도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기기 판매로만 약 2000억 달러(약 214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 애플도 서비스 부문의 유료회원과 앱스토어를 통한 정기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애플 서비스 이용자 수는 2억5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가입자 기반형 사업을 선호하고 있다. 가입자형 사업은 일정한 수익을 꾸준히 창출해 제품의 가파른 유행주기를 완화시켜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가입자형으로 변신을 꾀한 기업은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존닷컴도 다른 소매업체들처럼 소비자의 취향 변화와 경제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런 아마존에 완충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 유료회원제 서비스인 프라임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프라임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97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보다 52% 급증한 것이다.
또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입자형 사업이다. AWS는 아마존 북미 소매사업부 매출의 6분의 1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43억 달러로, 북미 사업부보다 52% 더 많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말 기준 계약 기반으로 운영되는 오피스의 온라인 버전 가입자 수가 약 3000만 명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콘솔게임 X박스 라이브 서비스 회원 수는 5900만 명에 이른다. MS 시가총액은 지난 2년간 76% 증가했다.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는 유료회원제인 라이브 서비스에서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EA가 소매점을 통해 판매하는 신작 게임들보다 약 24% 많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EA 역시 지난 2년간 시총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포토샵 등의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어도비는 전체 매출의 84% 이상을 회원제 서비스로 올리고 있다. 어도비 매출은 1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시총은 2년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애플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기업은 계약형 사업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일종의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추이에 따라 전체 수익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계약을 통한 기기 판매는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아이폰X(텐) 가격이 1000달러에서 시작하는 등 하드웨어가 갈수로 비싸지는 추세여서 가입자 기반의 사업에서는 이런 비용을 제대로 분산 흡수하지 못하면 고객의 기기 교체 횟수가 줄어들어 매출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