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스트푸드 업체들 점포 확대 경쟁…저출산·고령 사회에도 끄떡없다

입력 2018-02-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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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맥도날드·버거킹 등 점포 확대 방안 일제히 공개

▲일본 맥도날드 매장. 출처 = 유투브 화면 캡쳐.

일본이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저출산·고령 국가인 일본에서 햄버거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일본 맥도날드는 최근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총 점포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한 해 동안 일본 맥도날드는 240억 엔(약 2420억4480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기록한 53억 엔보다 4.5배 늘어난 규모다. 작년 한 해 동안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일본 맥도날드는 향후 3년 안에 점포 수를 150~200개 늘릴 방침이다. 2022년 시점에는 현재보다 매장이 총 100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일본 내 맥도날드 매장은 약 2900개다.

버거킹 역시 일본에서 점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에서 버거킹 매장은 100여 개에 불과한데 2022년까지 50억 엔을 투자해 매장 수를 30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세계 2위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은 2001년 경영 부진으로 일본에서 발을 뺐다. 2007년 롯데 등의 지원으로 다시 진출했고, 작년에는 홍콩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운영권을 인수해 점포 확장을 꾀하고 있다.

미국 웬디스도 일본 시장에 발을 담갔다. 웬디스는 일본 국내 패스트푸드 업체인 퍼스트키친을 인수했는데 두 회사를 합작한 매장을 현재 20개에서 100개 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퍼스트키친의 대변인은 “합작 매장은 외국인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합작 매장을 내놓기 전보다 매출액이 30% 늘었다”고 밝혔다.

일본 맥도날드는 2002년을 정점을 찍은 뒤 점포가 계속 줄었다. 점포 축소와 함께 실적도 부진하다가 2016년부터 겨우 살아나기 시작했다. 일본 맥도날드의 사라 카사노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기존 매장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며 “이제는 점포를 확대하기 위한 기회를 잡을 때”라고 말했다.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나라다. 햄버거 체인점의 주 고객이 청소년과 젊은 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에서 패스트푸드 산업은 사양 산업이어야 맞다. 이 같은 편견을 깨고 일본에서 햄버거 체인들이 살아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다. 작년에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860만 명에 달했다. 2016년도에 비해 19.3% 늘어난 규모이며 5년 만에 5배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전체적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서양인 입맛에 친숙한 햄버거가 많이 팔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고가 햄버거의 인기몰이다. 2015년 미국에서 유명한 수제버거 업체 쉐이크쉑버거, 일명 쉑쉑버거가 일본에 들어오면서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2000년대 초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디플레이션이 극심하던 당시 햄버거는 ‘저가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고, 맥도날드에서는 햄버거를 개당 59엔에 팔기도 했다.

쉑쉑버거가 등장한 뒤 일본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2016년부터 프리미엄 햄버거를 내놓기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일본 패스트푸드 산업 매출은 그 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버거킹이 이번 달에 내놓은 신제품도 프리미엄 버거가 트렌드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버거킹은 ‘바비큐 스모키 베이컨 와퍼’를 출시했는데 가격이 기존 메뉴보다 200엔 더 비싼 690엔에 책정됐다. 고객당 지출 비용을 늘리려는 고가 전략이 반영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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