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국정농단 정점에 있는 최종 책임자"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국가원수이자 국정운영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던 피고인은 국정에 한 번도 관여해본 적 없는 비선실세에게 국정운영 키를 맡겨 국가 위기 사태를 자초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우리 국민은 반칙과 특권이 아니라 구성원이 합의한 규칙을 끝까지 준수하면서 실력으로 성공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통령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국민 사상과 문화적 성향에까지 관여하는 나라가 아니라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고,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 자유롭고 평등하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꿈꾼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헌정질서를 유린해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신뢰를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시키고 국가혼란과 분열을 초래했음에도 진지한 반성과 사과할 의지가 없다는 점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인 점 △최순실(62) 씨와 함께 취득한 이득이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점 △범행을 부인하며 허위 진술을 늘어놓고 실체적 진실 발견을 방해하고 국정농단 사건 책임을 전적으로 최 씨와 측근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준엄한 사법부 심판을 통해 다시는 비극적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한민국 위정자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와 공모해 삼성 등 대기업에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구속 기소됐다. 구체적으로 삼성으로부터 정유라 씨 승마지원 77억9735만 원(약속금액 213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 원, 미르·K스포츠재단 204억 원 등 총 433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이다. 여기에 롯데 70억 원, SK 89억 원까지 더하면 총 592억 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