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스타트업 서클이 대형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취급업소(거래소) 폴로닉스(Poloniex) 인수에 나섰다. 국내외 안팎에서 대기업의 가상화폐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골드만삭스 비트코인 거래소 간접투자 = 서클이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폴로닉스를 인수한 금액은 약 4억 달러(4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클 측은 폴로닉스 지분을 위해 그동안 투자자는 물론 규제 당국과도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주 내로 딜을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클의 폴로닉스 인수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제레미 알레어 서클 공동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폴로닉스가 그동안 이뤄낸 성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며 “폴로닉스는 비트코인을 넘어 각종 알트코인을 거래함으로써 대표 알트코인 거래소라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서클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상에서 개인간(P2P) 지급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장외 비트코인 거래에 따른 지급결제 부문에서 선도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조만간 ‘서클 인베스트’라는 개인 대상 가상화폐 거래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외부 펀딩을 받은 블록체인 스타트업이기도 한 서클은 지난해 골드만삭스그룹과 바이두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 카카오·넥슨도 가상화폐 시장 안착 = 국내 최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증권서비스 기업 두나무의 지분을 직접 보유지분 8.14%와 펀드를 통해 보유한 지분 14.67%로, 총 22.81%를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로서 지위를 갖고 있는 셈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10월 가상화폐 거래소 서비스인 ‘업비트’를 내놓고 단숨에 글로벌 1위 수준으로 도약했다. 대형 게임제작사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엔엑스씨)는 지난해 9월 말 코빗 주식 12만5000주를 912억5000만 원에 취득했다. 이에 따라 NXC는 지분 취득 후 코빗 주식 13만6228주(지분율 65.19%)를 보유하게 된다. 코빗은 2013년 7월에 설립된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다.
◇ 글로벌 기업 가상화폐 투자 확대 =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예견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선 가상화폐가 블록체인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따로 떼어놓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투자는 곧 가상화폐의 성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과 운영 체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세계 최대 유선 통신장비 기업 시스코, 삼성SDS 등은 이미 블록체인 활용을 위한 기업 연합인 ‘이더리움 기업 연합(EEA)’에 참여를 확정했다.
EEA에는 정보기술(IT)업계뿐 아니라 세계적 은행인 JP모건과 산탄데르 등이 참여할 뿐 아니라 에너지 기업, 자동차 기업 등이 가입돼 있다.
최근 프랑스 대형 보험사 악사(AXA)는 이더리움의 블록체인을 사용해 새로운 항공 보험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AXA의 ‘피지(Fizzy)’라는 새로운 상품에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됐을 때 다음 여행을 보장하도록 지원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적용됐다.
AXA는 “궁극적으로 이번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를 적용한 보험 제품 출시는 투명성을 높여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