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가 ‘헤리지티’ㆍ‘레트로’에 꽃힌 이유는?

입력 2018-03-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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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담은 제품 부활, 10~20대에겐 신선함ㆍ30~40대엔 '추억' 소환

스포츠업계에 레트로와 헤리티지 열풍이 거세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포츠 브랜드들이 19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브랜드 특유의 로고와 상징적인 컬러, 아이콘 등을 디자인에 적용한 헤리티지 라인을 잇따라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과거 등장했던 디자인을 일관되게 유지하거나 시대를 풍미했던 베스트셀러에 현대적 감성을 덧입혀 새롭게 출시한 제품은 브랜드 정체성과 가치를 담은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휠라, 뉴발란스, 헤드, 르까프, 엘레쎄 등 스포츠 브랜드가 올 봄·여름 시즌 헤리티지를 강조한 라인을 통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과거 히트 상품을 재현하거나 헤리티지에 입각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아이템은 새로운 패션에 대한 니즈가 높은 개성 강한 10~20대에게는 신선함을, 30~40대에게는 어릴 적 만났던 ‘추억 속 패션’으로 인식돼 전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복고 트렌드를 일찌감치 간파,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영 타깃을 공략하고 있는 휠라다. 100만 족 판매고를 올린 신발 ‘코트 디럭스’에 이어 올해는 투박한 듯하지만 트렌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휠라 레이(FILA RAY·사진)’를 출시했다. 두툼한 밑창과 울퉁불퉁 투박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특징으로 편안한 착용감과 키높이 효과로 10~20대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뉴발란스는 111년간의 역사를 바탕으로 브랜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방식, 의지를 담아낸 캠페인 ‘#내방식대로’를 진행하면서 1990년대 레트로 러닝 헤리티지를 뉴발란스만의 현대적인 스타일로 해석한 간절기용 ‘NB 웜업자켓’을 선보였다. 역동적인 컬러 배색 포인트와 로고 패턴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출시한 운동화 840 역시 1990년대 NBx 라인에서 출시한 퍼포먼스 러닝화를 현대적으로 복각한 모델이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브랜드 역사와 전통을 알리는 동시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840뿐만 아니라 뉴발란스의 574나 990 같은 라인은 2008~2010년 유행하며 꾸준하게 사랑받아온 라인으로, 고객들의 과거 긍정적 경험을 회상시켜 최근에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르까프는 브랜드 3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헤리티지 로고를 부활했다. 1980년대 사용하던 로고를 신발, 의류, 용품 등에 적용했다. 최근 공개된 봄·여름 시즌 메이킹 영상에는 ‘심장이 뛰어야 진짜 스포츠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바탕으로 헤리티지 로고를 강조한 러닝, 워킹 등의 스포츠 라인 제품을 선보였다. 엘레쎄는 이번 시즌 레트로 무드를 반영해 60년 전통의 헤리티지 디자인에 집중한다. 빅 로고는 물론 로고 테이핑, 화려한 컬러 등 오리지널 디자인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고유의 역사와 가치는 그 자체로 경쟁사 브랜드와는 차별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젊은 소비층부터 중년 세대까지 보다 폭넓은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어 헤리티지 마케팅은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파이썬 시그니처(사진제공=르까프)
▲NB 웜업자켓(사진제공=뉴발란스)
▲뉴발란스 840(사진제공=뉴발란스)
▲휠라레이(사진제공=휠라)
▲사진제공=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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