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미국의 철강 관세 폭탄에 잠정적인 수출 중단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빅3’ 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대응책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동국제강은 내달부터 미국 수출을 잠시 보류하고 정부의 관세 면제 협상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발표한 25%의 추가 관세가 조정될 여지가 남아 있어, 관세 확정 후 물량에 대한 계약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동국제강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주력 제품은 아연도금강판으로 지난해 기준 수출액은 1300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미국 수출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치를 적용했을 때, 동국제강의 지난해 미국 매출액은 2429억 원 가량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아연도금강판의 경우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경쟁사에 비해 반덤핑 관세율이 낮은 편”이라며 “이번에 미국이 일괄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경쟁력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기 전 계약한 물량에 대해 고객사와 협의 중이다. 관세의 효력이 발생하는 23일 이후 미국에 도착하는 물량에 대해 세금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 4~5월 선적하는 물량에 대해서도 미국의 관세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처럼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미국 수출은 전체 매출에서 4% 가량을 차지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객사 입장에서도 물량확보가 중요한 만큼, 공급처를 한번에 교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 비중이 2% 수준에 불과한 포스코는 이전과 같이 계약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다만, 관세 폭탄으로 인한 추가 관세 부담이 커진 만큼 현대제철과 같이 고객사와 세금을 분담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