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이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단원 성폭행ㆍ성추행 혐의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그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여성 연극인 16명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등 피해자 16명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전 감독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가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이 전 감독은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사실 여부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리허설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떤 일을 당할 때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가 몇 명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경찰은 이 전 감독이 단원들을 상대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있는지, 피해자 폭로 등을 통해 알려진 행위가 실제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5일 이 전 감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통해 자세한 피해사실을 듣는 한편 11일 이 전 감독 주거지와 경남 밀양연극촌 연희단거리패 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 증거를 확보했다.
이 전 감독의 가해 행위는 대부분 2013년 친고죄 폐지 이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2013년 이전 범행이라도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