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LCC(저비용 항공사) 시장에서 진에어가 승부수를 던진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등에 업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나선 것이다. 진에어는 새로운 비전 제시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진에어는 오는 23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조 회장은 현재 지주회사 한진칼을 비롯해 주력사 대한항공, (주)한진 등 4개 계열사 대표와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2곳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상태다.
이미 6곳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조 회장이 진에어 이사진으로 합류하는 것에 대해 회사 측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진에어의 사내이사에는 오너 일가가 포함 돼 있지 않다. 오너 일가 중 진에어의 실질적인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의 경우 국적 문제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황이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지난해 한진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으로 진에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로 나선 것은 진에어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최근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격변기를 맞고는 LCC 시장에서 진에어가 경쟁사인 제주항공을 제치고 확고한 선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이라는 막강한 지원군이 뒷받침해주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과의 경쟁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매출 9963억 원, 영업익 1016억 원을 기록한 반면, 진에어는 매출 8884억 원, 영업익 970억 원을 나타냈다.
이에 진에어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초 진에는 실무자 10여 명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전 마련을 위한 TF팀 구성에도 나섰다.
진에어 관계자는 “올해 진에어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영업조직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진에어는 올해 7월 유니폼 교체에 나서는 한편, 기존 LCC와 차별화된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며 IPO로 확보한 투자자원을 통한 기재 확대로 노선 다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