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A씨의 법률 대리인인 박훈 변호사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봉주 전 의원이 제시한 알리바이 사진이 사실이라면 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박훈 변호사는 미투 운동의 운명을 가늠할 중대한 기로에 섰다며 “나는 정치 공작 음모론을 깨기 위해 오늘도 남겨진 흔적을 찾아 검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훈 변호사는 “정봉주 변호인단은 사건 당일인 2011. 12. 23. 오후 2시부터 2시40분 사이 내가 추론하는 시간대의 당신들 주장의 촘촘한 780매 중 이 시간의 사진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제시해 달라. 검증 후 당신들의 이야기가 맞다면 바로 공개 사과하고 손해배상액으로 빚을 내서 ‘1억 원’을 정봉주 전 의원님께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박훈 변호사는 “제시하지 못하면 깨끗하게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물러나라. 이런 황당한 상황이 지긋지긋하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처음 보도한 프레시안은 이날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의 ‘응답하라, 정봉주’ 라는 기고문을 올렸다.
진중권 교수는 기고문에서 정 전 의원이 사소한 디테일을 부각시키는 ‘길바닥 야바위꾼 수법’으로 사람들의 주의력을 흩뜨려 놓고 있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진중권 교수는 해당 글에서 “(성추행 의혹이 거짓이라는) 정봉주의 주장이 말이 되려면 피해 여성이 7년 전에 먼 훗날 정봉주가 사면을 받고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을 미리 예상해 남자친구에게 있지도 않은 성추행 사실을 기록한 허위 메일을 보내놓고, 주위의 친구들에게 있지도 않은 성추행 사실에 관한 허위 고백을 뿌려놓는 것”이라며 “정봉주의 주장이 진실이라고 가정하면 황당한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는 또 “내가 정봉주의 변호인이라면 언론에 11시 54분이 아니라, 오후 1시부터 2시 52분 사이에 찍은 사진들을 제시하겠다.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찍었다니, 하계동 을지병원에서 출발해 명진스님을 만난 합정동에 도착할 때까지 노정을 찍은 사진들도 있을 게다”며 사진 증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은 18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 진중권 교수의 기고문을 언급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진중권 기고문의) 핵심이 ‘정봉주가 거짓말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라며 “그분들(피해 여성과 프레시안 측)이 첫 번째 기사에서 ‘정봉주를 서울시장에서 떨어뜨려야겠다’고 얘기한다. 확실한 이유 아닌가요?” 라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 보도를 반박하는 사진 자료를 이르면 21~22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