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7㎡(3.95평).'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부구치소 독거실(독방) 크기다. 지난해 구속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12.01㎡(3.2평) 규모의 독방을 쓰고 있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구치소에 구속수감된 것은 1995년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23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밤 11시6분께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 구속 결정이 나오자 검찰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있던 이 전 대통령을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해 수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정을 넘긴 12시20분께 구치소에서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수의를 입었다. 왼쪽가슴에는 '수인번호'가 적혀있다. 이후 13.07㎡(3.95평) 크기의 독방을 배정받았다. 법무부는 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해 독방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에는 TV와 거울, 침구류,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 용품 등이 배치돼있다. 취침과 식사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방식으로 한다.
통상 서울중앙지검 구속 피의자들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그러나 법무부와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이 곳에 수용돼있는 점, 이 전 대통령 공범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수감돼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더불어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같은 공간에 수용하면 보안과 관리 차원에서 어렵고, 공범과 '입 맞추기' 우려를 감안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 남는 수용동이 있고, 검찰 조사와 재판 출석을 위한 지리적 위치 등도 고려됐다.
법무부 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일반 수용자와 동등하게 처우하되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과 과거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를 고려해 엄정하게 수용·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수감 당일에는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휴식시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조만간 구치소를 방문조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