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장관 사퇴 후 수행자 대체 못해…베트남ㆍUAE 경제사절단 소외
농식품 시장의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의 문재인 대통령 순방길에 농정수장이 빠지면서 농업계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베트남·UAE 순방에는 각 중앙부처 장관과 분야별 산업계 경영진이 대거 동행했다. 이는 정상의 해외순방은 현지 진출과 수출 확대로 직결되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번 해외순방에는 애초 김영록 전 농식품부 장관이 동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이 6·1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근 사퇴하면서 순방길 수행자를 대체하지 못했다.
비즈니스포럼 경제사절단 명단에서도 농업계는 제외됐다. 제조와 무역, 건설, 금융, 유통, 서비스, 정보기술(IT), 의료 등 산업계 전 분야를 망라하는 기업의 대표들이 수행길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농협은 명단에 포함됐지만 금융 부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과 UAE는 일본·중국·미국 다음으로 농식품 수출이 가장 활발한 국가들이다. 한류 인기와 우호적인 경제협력 관계 등에 힘입어 앞으로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높은 나라로 꼽힌다. 지난해 베트남과 UAE 양국에 대한 총농식품 수출액은 8억21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수출의 12%를 차지했다.
특히 베트남은 자국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2018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 올려 영웅이 된 ‘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감독의 영향으로 최근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급상승했다.
얼마 전 베트남을 다녀온 aT 관계자는 “딸기와 배 등 한국산 과일을 현지에서 몇만 원씩 받고 비싸게 파는데 잘 팔리더라”며 “중산층 이상에서 사 가는데 유럽 국가들보다는 아세안이 한류로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수년간 농식품 수출 실적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대(對)베트남 농식품 수출은 2016년 4억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7500만 달러로 6.9% 꺾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없이 좋은 흐름으로 조성된 수출 확대 기회를 살리지 못한 농업계에는 농정수장의 부재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