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년 만에 자본유출 공포에서 벗어나…부자들의 해외 투자 규제 완화

중국이 2년 만에 자본유출 공포에서 벗어났다. 부유층이 더 많은 해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금융당국은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해외 투자를 위해 자국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적격국내유한책임투자자(QDLP)’ 제도로 불리고 있다. 중국은 2013년 QDLP를 도입했으나 자본유출과 위안화 가치 하락 불안이 극에 달했던 2016년 비공식적으로 이를 중단시켰다.

자본통제 완화는 안정적인 중국 경제와 지속적인 달러화 약세 속에 중국 금융당국의 국경 간 자본흐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점점 풀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FT는 풀이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 1월 5000만 달러(약 537억 원)에 달하는 새 QDLP 쿼터를 받았다. BNP파리바자산운용 등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규모의 쿼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자 증권과 보험, 자산관리 분야에서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촉발되기 전 QDLP에 대한 규제가 완화했지만 서구 자산운용사들은 중국시장에 대해 더 많은 접근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QDLP가 중국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슷한 형태의 해외 투자 허용 프로그램보다 여전히 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여전히 해외 기업들에 대해 차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자국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이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하는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QDII 쿼터 규모는 900억 달러에 달했으며 132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 제도는 2006년 도입됐다.

여전히 QDLP가 재개된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QDLP는 부유한 중국 투자자들이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통해 외국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 QDII를 보완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QDLP를 중국 금융시장 개방의 중요한 단계로 간주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를 본토에 설립하는 것을 승인하는 ‘외자독자기업(WFOE)’ 제도도 시작했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이 처음으로 WFOE 승인을 받았으며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이들 계열사는 중국시장에만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