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핵심 방안인 증권거래세 인하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엇박자’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증권거래세 세율을 현행 0.5%에서 0.1%로 낮추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금융실명제 정착으로 소득귀속자의 파악이 쉬워졌고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의 확대로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있으며 △손실을 봐도 세금을 내야 하는 구조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라는 조세 정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증권거래세 인하 방안은 자본시장의 해묵은 이슈다. 2015년에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증권거래세 인하 방안을 논의했으나 정부의 세수 논리에 막혀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제 개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송진혁 기재부 금융세제 과장은 “현재로선 증권거래세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당장 직면할 수 있는 문제는 세수 문제다. 2017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작년 증권거래세로 4조5000억 원의 세수를 거뒀다. 이는 당초 예산 4조 원을 12.2% 초과한다.
일각에선 증시 활성화에 사활을 건 현 정부의 스탠스를 감안하면 ‘엇박’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자본시장 혁신 방안으로 코스닥 벤처펀드 설립과 코스피·코스닥 주가 통합지수인 KRX300지수 개발을 내걸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조세정의에 부합하지도 않고 세계적 트렌드와 비교해 봐도 당연히 (거래세를) 내리는 게 맞다”면서도 “그러나 막대한 세수를 정부에서 포기하긴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에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제안에는 ‘증권거래세 인하 청원’이 올라왔고 오후 5시 반 기준 679명이 서명했다. 청원은 1개월 후인 5월 2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