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김기식 3일 첫 회동…감독기구 위상 찾을까

입력 2018-04-0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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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3일 오후 처음 만난다. 김 원장은 전날 취임사에서 금융감독 체계에 대한 소신을 드러낸 상황에서 향후 현안에서 독립적인 감독권을 주장할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께 김 원장은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금융위원회를 방문한다. 김 원장은 전날 금감원에서 취임식을 하고 이날 오전까지 현안 보고를 이어받았다. 취임 직후 노조를 방문해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 “정치·정책적 고려 때문에 금융감독 원칙이 왜곡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금융정책기관과 감독기관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고도 못 박았다. 이날 오전 열린 내부 임원회의에서는 금감원의 정체성 정립을 강조하면서 감독기구로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당부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시절 양 기관이 ‘혼연일체’를 강조하면서 금감원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점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위와의 협력강화, 그림자규제 철폐 등의 과정에서 금감원 내 실무자들은 즉각적으로 조사·검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절차적으로 금융위의 승인 또는 조율을 거쳐야 하는 등의 불편을 호소해 왔다.

이처럼 김 원장이 금감원의 위상 되찾기를 선언한 상황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의 첫 회동 분위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 위원장과 김 원장은 2014년 일명 ‘KB사태’ 시절 국정감사에서 금감원 수석부원장(최종구)과 정무위 국회의원(김기식) 신분으로 만나 날선 대화를 주고받은 바 있다.

당시 김 원장은 최 위원장을 비롯해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최수현 전 금감원장 등 금융당국 고위 관료를 향해 “무능한 경제관료가 혼란을 조장한 모피아 역사의 오점이자 수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금융감독 원칙이 정치·정책적 고려에 의해 훼손돼선 안된다는 소신은 향후 금융당국 현안에서도 정통 관료인 최 위원장과 시민단체·국회의원 출신 김 원장이 부딪히는 지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까지 금융위는 K뱅크 인허가, 삼성 차명계좌 조사, 금융그룹통합감독 등의 이슈에서 특혜, 편파해석, 온건주의라는 비판들을 받아왔다.

금융위 내에서 조사업무를 수행하는 자본시장조사단과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등 조사·검사업무가 중복되는 영역에 대한 조율도 순차적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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